▲ 코리아 3인방 얘기를 함께 나눈 영국의 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 크리스 왓슨 기자, 일간지 <데일리 미러>의 마틴 로저스 기자와 변현명 리포터(왼쪽부터). | ||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은 ‘코리아 3인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로 모아지고 있다. 영국 현지 축구전문 기자들과의 긴급 대담을 통해 그 해답을 살펴봤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미러>의 마틴 로저스 기자와 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 크리스 왓슨 기자를 브라질과 웨일즈의 친선전이 열렸던 6일 화이트 하트 레인 경기장에서 만났다.
변현명(변): 프리미어리그에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많은데 한국 선수들에 대해 취재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마틴 로저스(마틴): 어린 시절 탁구 선수로 활약했을 때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래서 박지성이 왔을 때부터 눈길이 한 번 더 갔다. 한국 선수들은 일본·중국 선수들처럼 티셔츠를 팔기 위해 온 것 같지 않았다. 실력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크리스 왓슨(크리스): 동감한다. 일본의 이나모토나 에버튼에 있던 중국 선수 리티에는 실력보다는 일본 관광객 동원이나 에버튼의 유니폼 스폰서인 중국 기업의 후원을 목적으로 온 선수였다. 그래서인지 실력이 부족해 적응에 실패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에 쉽게 적응하며 이적 첫 시즌 주전을 확보했다.
마틴: 그러나 박지성 이영표에게 올 시즌은 힘들 것이다. 두 선수의 실력이 떨어졌다기보다는 경쟁 상대들의 실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2년차 징크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이언 긱스나 파스칼 심봉다 등 넘어야 할 언덕이 만만치 않다. 맨유와 토트넘은 명문 구단이다. 만약 두 선수가 중하위 구단에 있다면 주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다.
변: 이영표는 주전이 보장된 AS로마행을 거부하고 토트넘에 남았다. 이번 결정이 이영표에게는 시련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보나.
▲ 캐리커처=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변: 박지성은 후반 교체 투입으로 굳어지는 것인가.
마틴: 아무래도 골이 없어 퍼거슨 감독의 선발 리스트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다. 또 긱스가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어 올 시즌 박지성이 선발로 출전하는 일은 드물지도 모른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후반 교체로는 꾸준히 기회를 줄 수 있다. 체력이 뛰어난 박지성이 후반 팀 전술에 활력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처드슨 같은 선수들이 호시탐탐 박지성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크리스: 박지성은 골이 부족했지만 나름대로 팀에 공헌했다. 연봉이 대폭 상승했고 팀 내 평가도 좋다.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볼터치가 좀 거칠고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골이 터지지 않아 안타깝다.
변: 설기현은 첫 시즌이지만 활약이 대단하다.
크리스: 설기현을 울브스 시절 만난 적이 있다. 상당히 겸손하고 외형적 조건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챔피언십보다 지금이 경기하기 더 편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압박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주전은 확보된 레딩에서 설기현은 입지를 굳힐 것이다. 그리고 레딩이 설기현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지 않은가.
마틴: 스티브 코펠 감독이 들으면 화내겠다(웃음). 레딩과 미들즈브러의 개막 경기를 현장에서 봤는데 자신감 넘치는 돌파와 드리블이 인상적이었다. 설기현은 이번 시즌 전성기를 보낼 것이다. 울버햄프턴 시절부터 설기현에게 눈독을 들인 감독들이 많이 있다.
변: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기대와 걱정을 해줘 고맙다. 이왕이면 잘했을 때 크게 기사를 실어줬으면 좋겠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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