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기자들이 최용수하면 ‘남자’가 떠오른다는데.
▲그럼 내가 남자지 여자야?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다면서.
▲눈치? 빠르지. 내 눈이 왜 찢어졌는데? 하도 눈치를 봐서 그런 거야. 큭큭
―어렸을 때 싸움 잘 했겠다?
▲반장이었어. 주먹 반장. 그런데 서울에서 어떤 놈이 전학온 이후론 ‘깨갱’했지. 우린 주먹으로 싸우는데 그 놈은 ‘무기’를 쓰더라구. 의자 들고 책상 던지고…. 그후론 그 녀석이 ‘짱’ 됐어.
―이번에 어머니께 모처럼 효도했네. 경기 이겨서 말이야.
▲그게 무슨 효도야. 부모님이 나한테 해준 걸 갚으라면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 갚아.
―그런 걸 아는 사람이 왜 그렇게 살았어?
▲그러니까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거지.
―데뷔전 상대 정해진 다음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기사가 있던데.
▲그거야 ‘뻥’이지. 잠은 잘 잤어. 술도 한잔 하고.
―다음 상대는 누굴 것 같아? 일본으로 가서 싸울 거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급하게 안 가려구. 내년 1월쯤 한국에서 한 번 더 경기 한 다음 일본에 가도 늦지 않아. 누나는 내가 빨리 깨지는 걸 보고 싶어?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