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칼럼에서 갑자기 출판 얘기를 꺼내 어색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다. 한국 골프에 있어 정말이지 중요한 책 한 권이 기획중이고, 늦어도 내년 10월에는 무조건 출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눈치빠른 독자는 알겠지만 바로 <박세리 전기>가 나온다. 서운해 할 사람도 있겠지만 초중고 교과서에 등장하는 박세리는 ‘한국골퍼 전기’의 소재로 가장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영원한 한국의 골프여왕’이라고 하지만 아니 이제 갓 30세인데 무슨 전기냐? 나중에 은퇴할 때 쓰는 게 맞다”고 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단연코 지금 책을 내는 게 맞다. 필자뿐 아니라 당사자인 박세리, 그리고 많은 골프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말이면 박세리가 98년 IMF 경제위기 때 감동적인 세계제패를 달성한 지 꼭 만 10년이 된다. 이 이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명예의 전당 헌액’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은 그야말로 전설적인 골퍼들만이 헌액된다. 박세리는 2004년 이미 요구 포인트(성적)를 채웠고, 내년이면 꾸준히 활동해야 한다는 기간 요건도 채우게 된 것이다. 헌액 기념식은 내년 말에 열린다.
벤 호건,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등 골프의 전설들은 모두 자서전을 냈다. 또 현역 최고의 남녀골퍼인 타이거 우즈와 아니카 소렌스탐도 각각 <나는 어떻게 골프를 치는가(How I play Golf)>와 <소렌스탐의 파워골프>라는 책을 냈다. 레슨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골프인생을 다룬 전기 형태의 책이다.
미국에서는 자서전 전문 스타 대필작가가 있을 정도로 ‘자서전도 전문작가가 쓰는 것’이 대부분이다. 평생 어떤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일을 한 사람에게 글까지 매끄럽게 잘 쓰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박세리 자서전은 누가 쓰면 될까. 이 점에 대해서도 국내 골프계의 시선은 한 사람으로 모아졌다.
박호윤 한국프로골프협회 홍보부장이다. 언론인 출신인 박 부장은 국내 최초의 미LPGA 특파원을 역임했다. 2년간 박세리의 미국투어를 빠짐없이 쫓아다니며 고락을 함께했다.
‘박세리 책’은 그 의미만큼이나 아주 치밀하게 기획되고 있다. 전기는 물론, 레슨까지 담을 계획이다. 분량도 제법 많이 나가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양장본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출판사도 국내 정상의 골프잡지사로 정해졌다.
홍명보 자서전인 <영원한 리베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 열기 속에 출판돼 국내 스포츠인 관련 책으로는 기념비적인 판매 실적을 올렸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가칭 <박세리 자서전 및 레슨서>도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위상에 걸맞은 멋진 책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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