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아시아경기대회 사격 더블트랩 개인·단체 2관왕 손혜경(30). 그는 금메달 2개를 들고 부모님을 찾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빚쟁이에게 쫓기는 부모님은 어디 계신지,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부모님 통장에 매월 돈을 보내드리고 있을 뿐이다. 손혜경은 우체국에 근무하는 남편과 지난해 11월 14일 결혼하려고 청첩장까지 찍었지만 식을 올리지 못했다. 빚쟁이들이 몰려와 결혼식을 망칠 것을 부모님이 걱정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과 혼인신고만 했다. 95년 사격 훈련을 준비하다 튀어 오른 접시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시신경이 파열되기도 했던 손혜경.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 2관왕으로 연금 점수가 60점을 넘게 된다. 앞으로 부모님께 더 많은 생활비를 보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수영 여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딴 이지은(17). 그는 시상대에서도 수영모자를 벗지 않았다. 그가 온몸의 털이 빠지는 전신탈모증을 앓는다는 사실을 안 건 초등학교 6학년. 이지은은 3년 동안 해온 수영을 포기하려 했다. 그때 엄마의 한 마디가 힘을 줬다. “수영장에서는 모자를 쓸 수 있으니, 수영을 계속해보렴.” 2004년 10월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이번 대회에서 4분14초95의 한국 신기록으로 소중한 동메달을 엄마에게 선물했다. 경기 뒤 그는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눈엔 눈물이 맺혔다.
남자유도 66㎏급 김광섭(25)은 한 달 전 훈련을 하다 오른무릎 연골이 파열됐다. “수술하면 대회에 못나오잖아요. 처음엔 깁스를 하고 움직일 수도 없었어요. 국가대표가 바뀔까봐 선수촌에서 깁스를 풀고 걸어 다니기 시작했죠.” 도하에 응원 온 아버지 김영철(48) 씨는 “쓰러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다친 부위와 똑같은 부상으로 대학 1학년 때 유도를 그만둔 경험이 있다. 김광섭은 진통제를 맞고 나왔다. 8강전에서 상대가 부상부위 무릎을 집요하게 공략하지 않았다면, 한판 패로 져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8강에서 진 뒤 내리 2연승을 달리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정신력으로 뛰었습니다. 힘들게 고생했는데 국가대표를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송호진 한겨레 기자
“엄마 아빠 저 보셨죠” 금빛 탕탕
스포츠종합 많이 본 뉴스
-
SI 예상과 달랐다…대한민국 밀라노 동계올림픽 성적표 살펴보니
온라인 기사 ( 2026.02.22 11:20:57 )
-
‘여자바둑 규격 외 존재’ 김은지, 센코컵 첫 출전에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6.02.26 11:13:47 )
-
열 돌 맞은 일요신문배 전국 중고생 바둑왕전…미래의 이창호·신진서 다 모였다
온라인 기사 ( 2026.03.08 20:43: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