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새누리당 정운천(62) 후보가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의 불모지인 전북 전주에 깃발을 꽂았다.
정 당선인이 여당 후보로 야당 텃밭인 전북에서 당선되는 것은 1996년 당시 신한국당 강현욱 의원이 군산에서 당선된 이후 20년만이다. 전주에서는 84년 임방현 의원의 당선이후 무려 32년만이다.
평소 호쾌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여야를 넘나들며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공감과 지지를 얻은 것이 정 당선인의 장점이자 결정적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정계에서도 그는 ‘야당 같은 여당, 야당 같은 여당 인사’라는 평을 받는다.
정 당선인은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와 19대 총선에 고배를 마신 뒤, ‘삼세판’ 도전 끝에 결국 승리하면서 고질적 지역주의를 타파할 선봉장, 여권의 차세대 지역 리더라는 입지 모두를 단숨에 거머줬다.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낸 그가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다.
당시 “당선까진 바라지 않는다”며 “20% 이상 지지해주면 정부의 예산을 끌어와 전북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고 했으나 18.2%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2012년 제19대 총선에 현재의 선거구에 다시 출마해 사실상 양자구도로 펼쳐진 대결에서 35.8%를 얻었지만 46.9%를 얻은 이상직 의원에게 패했다.
전북은 물론 호남지역에 출마한 여당 후보로서는 최고의 득표율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 대부분이 한 자릿수를 얻는 데 그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정 당선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4년을 와신상담했다.
정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지난 6년간의 구애에도 민심이 응답하지 않으면 더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도 전남에 이어 전북에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김무성 대표가 전주에 내려와 지원유세를 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김 대표의 “전북사람들은 배알도 없느냐”는 발언으로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공식사과를 이끌어 내며 위기를 돌파했다.
온 가족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서울에서 교편을 잡다 퇴직한 동갑내기 부인 최경선(62)씨도 일찌감치 전주로 내려와 정 당선인의 건강과 선거운동을 도왔다.
금융회사에 다니던 아들도 휴직하고 딸은 잠시 학업을 중단한 채 아버지의 재도전에 힘을 보탰다.
정운천 당선자는 “선거운동 내내 ‘야당 의원 열 몫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비로소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낙후한 전북의 한을 풀겠다”고 말했다.
익산 남성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농업후계자로 선정돼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을 설립하고 한국CEO연합회장과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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