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오른쪽)와 박현성 관장.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둘은 지난해 12월 초순 첫 만남을 가졌다. K-1 맥스급의 일본간판스타 마사토와의 대결(12월 31일 K-1 다이너마이트)을 앞두고 최용수가 박현성 관장으로부터 원포인트레슨을 받은 것이다. 갑작스런 최용수의 무릎 부상으로 마사토전은 취소됐지만 최용수는 이때 박 관장으로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소속사 체육관(칸 짐) 및 해외에서 훈련을 해왔지만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제대로 이종격투기를 배울 사람이 없어 고민했는데 ‘임자’를 만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최용수는 박현성을 다시 찾았다. 일단 오는 2월 18일 K-1 칸 서울 대회까지 트레이너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최용수는 진지했다.
“선배님도 아시겠지만 나이가 드니까 몸보다도 정신력이 많이 약해집니다. 제대로 배우고 싶습니다.”
박 관장은 같은 고향(충남) 출신이자 프로복싱 및 이종격투기 후배인 최용수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다.
“소문 들어서 아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주 엄격해. 욕도 잘 해. 유도나 씨름 등에서 잘나가는 선수들도 몇 번 왔다가 나 무서워서 다시 못 오는 경우가 많아. 세계챔피언이라고는 하지만 내 체육관에서는 내 방식으로 훈련해야 해. 이거 지킬 자신 없으면 시작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서로 좋아.”
아마복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조폭 보스, 분신자살 후 기적같은 재활, 이후 복싱 지도자 및 노장 파이터로 화제를 모은 ‘불사조’다웠다.
“물론입니다. 제가 욕먹으면서 운동하려고 찾아온 겁니다. 열심히 할 테니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
의기투합은 끝났다. 그리고 바로 연습으로 들어갔다. 2월 18일 대회 때는 박현성 관장이 직접 세컨을 볼 예정이다. 최용수는 K-1을, 박현성 관장은 자신이 만든 ‘권도’를 하고 있지만 둘은 그 누구보다 복싱을 강조한다. 둘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새해 한국 이종격투기계의 새로운 관심사가 등장했다.
유병철 스포츠 전문 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