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의 말이다. 박 씨는 최근 맨체스터를 방문한 기자와 술잔을 기울이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예전에 지성이가 네덜란드에서 뛸 때였어요. 한일월드컵 이후 불어 닥친 네덜란드 축구 열풍 때문에 많은 지도자분들이 공부하러 오셨죠. 네덜란드에 온 김에 지성이 얼굴을 본다고 저를 찾아오셨는데 나중에 어림잡아 보니 일흔두 분 정도를 뵈었더군요.”
박 씨는 잉글랜드에서도 ‘사랑방 주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네덜란드 축구 열풍이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을 계기로 잉글랜드 축구 열풍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달만 해도 김도훈 성남 일화 코치, 이상철 울산 현대 수석코치,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박 씨에게 영국 생활의 ‘노하우’를 물었다.
‘손님 접대’가 귀찮을 법도 하지만 박 씨는 좀처럼 싫은 기색이 없다. 오히려 당연히 할 일을 한다는 표정이다. 아들이 맨유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던 만큼 이제는 그것을 보답해야 한다는 게 박 씨의 생각이다.
박 씨는 “지성이는 축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그 사랑을 되갚을 때다”며 “지성이 이름을 단 유소년 축구교실을 준비하는 것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1년에 수십억 원을 버는 축구 스타로 컸지만 박 씨는 여전히 ‘지성이 아빠’로 남으려 한다. 그것이 바로 축구인들이 주저 없이 박 씨를 찾는 이유다.
전광열 스포츠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