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악연’ 끊긴다
이때 ‘김운용 방해설’이 불거졌다. 자신이 IOC 부위원장에 당선되기 위해 평창 유치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의혹이었지만 국민들은 분노했다. 김운용 당시 IOC위원은 관련자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강력 반발했지만 곧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특위가 “국내의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특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의원직 사퇴’는 있지만 모든 공직 사퇴는 3·15 부정선거 직후에도 없었던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하지만 김운용의 평창 방해설은 의혹으로 시작해서 의혹으로 끝났다. 정작 법이 내린 죄목은 업무상 횡령이었다.
즉 김운용 전 위원이 2003년 평창 유치활동을 방해했다는 내용으로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방해설은 명백한 증거도 없고 또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국내의 방해 의혹과는 반대로 국제적으로는 평창이 2003년 격전 때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이 김운용 전 위원 덕이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당시 스위스의 'LE TEMP'는 김운용 전 위원이 53표(2차 투표) 중 48표를 끌어 모았다고 보도했고, 일본의 <요미우리신문>도 ‘김운용 위원이 자신의 표밭인 아시아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해 견고한 지지층을 만들었다’라고 기사화했다.
어쨌든 3년여가 지난 지금 김운용 전 위원은 평창으로 시작된 곤욕 끝에 실형을 마쳤고, 평창은 다시 2014동계올림픽 유치에 한창이다. 한국 스포츠외교는 김운용 전 위원이 없는 사이 2009년 IOC총회 유치에 실패하는 등 큰 한계를 느꼈다. 평창은 김운용 전 위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운용 전 위원은 그야말로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막후에서 돕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도 밝다고 예상했다. 김운용 전 위원이 아직도 수십 명의 IOC위원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인정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만약 김운용 전 위원이 2003년 개인적인 이익(부위원장직)을 위해 평창 유치를 방해했다면, 2007년에도 비슷한 논리로 ‘나를 죽인 평창’을 돕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실제로 IOC내 친 김운용계 위원들이 당시의 일 때문에 반한파로 돌아섰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만일 이번에도 평창이 지면 또 한 번 김운용 때문에 졌다며 책임을 물어야 할까. 아니면 그의 부재를 아쉬워해야 할까.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는 7월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 김운용의 지원사격과 전 국민적인 노력으로 무조건 평창이 승리해야 한다. 그것이 김운용과 평창의 악연을 끊는 최선책이다.
유병철 객원기자 einer66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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