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 <경남511호>.
[경남=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경남도가 운영하는 병원선 ‘경남511호’가 도내 섬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주치의이자 적적한 어르신들의 친구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에는 공중보건의와 간호사가 배치된 보건진료소가 있어 주민들의 진료와 건강을 돌보며 의료 취약지역을 어느 정도 보완한다.
하지만 보건진료소조차 없는 작은 섬마을 주민들은 그야말로 의료사각지대다. 경남도내에는 그런 섬마을이 7개 시·군에 47개다.
이에 병원선 ‘경남511호’는 이들 도서를 매월 1회 찾는 정기 순회 진료를 통해 섬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며 의료사가지대 불침번 역할을 하고 있다.
길이 37.7m, 폭 7.5m에 165t급 ‘경남511호’는 웬만한 진료를 다할 수 있는 내과, 치과, 한방과, 주사실, 약제실을 갖추고 있다.
고압멸균기, 산소발생기, 치과유닛트, 치과방사선촬영기와 함께 한방진료를 위한 적외선치료기, 레이저통증치료기 등을 갖춰 진료시설에서도 일반 병원에 비해 손색이 없다.
선내 진료 장면.
여기에 공중보건의사 4명(내과 2, 치과 1, 한의과 1)과 간호사 3명을 비롯해 선장, 기관장, 항해사 등 직원 15명이 승선해 진료와 운영을 맡고 있어 ‘작은 종합병원’이라고 불린다.
내과에서는 고혈압 등 각종 내과 질환 진단과 함께 약을 처방하고, 치과에서는 치석 제거와 레진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한방진료는 적외선치료, 침 시술과 물리치료 등을 병행한다.
고혈압, 당뇨병 질환자는 처방과 함께 ‘경남511호’가 다시 방문하는 다음 진료일까지 한 달간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지급한다.
혈압과 당뇨체크 등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은 섬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요청하면 감기약, 소화제, 파스, 연고제, 소독약, 밴드 등 상비약도 제공한다. 진료비와 약값 등 일체의 비용은 무료다.
병원선 진료는 병원선 안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의료진이 동네를 찾아 마을회관이나 동네 앞 정자나무 아래 등 주민들이 모이기 편한 곳에 임시진료소를 차리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료하기도 한다.
방문진료를 맡은 공보의는 진료차트와 장비, 약품 등을 가지고 진료가 필요한 마을을 돌며 건강상태를 관찰하는 것은 물론 그간 생활에 대해 묻고 말벗이 되기도 한다.
사천시 용남면 수도에 거주하는 천학률(81세) 어르신은 “교통이 불편해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기가 힘든데 병원선 의사 선생님이 감기약과 위장약 등을 처방해 주어 좋다”며 “특히 고혈압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혈당도 체크하고 무료로 약을 주어 감사하다”고 병원선 진료에 대해 만족해했다.
병원선 선내 약국.
섬마을 주민들은 이동수단이 여의치 않은데다 고령자가 많아 먼 거리를 이동하기가 쉽지 않아 적기에 진료를 받기가 어렵다. 더욱이 뭍에 나와 제대로 된 진료를 받으려면 생업을 하루 이틀 놓아야 하는 처지라 차일피일 미루는 주민들도 많다.
병원선 ‘경남511호’는 이런 섬 주민들의 주치의이자 반가운 이웃이다. 그래서 ‘경남511호’는 섬마을 주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의료시설이라는 사명감에 세찬 바람만 불지 않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해를 멈추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015년의 경우 ‘경남511호’에서 진료를 받은 연인원이 12만3천 여명에 달한다.
이용 대상자의 연령대별 분포는 65세 이상 79.7%, 40~64세 20.1%, 40세 미만 1.2%로 나타났다. 성별 구성도 여자 69%, 남자 31%를 차지해 고령자가 많은 섬마을의 특성을 보여준다.
한편,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병원선의 섬마을 주민 무료 순회 진료는 지난 1977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경남도를 비롯해 인천시, 전남(2척), 충남 등 섬이 많은 광역지자체에서 다섯 척이 운영 중이다.
강동수 경남도 보건행정과장은 “제때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섬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도서주민의 가장 기초적인 건강 안전망을 구축해 주민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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