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중국에서 탈북자를 도우며 선교활동을 해 온 조선족 한충렬 목사(49)가 뜻하지 않게 숨지자 교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한 목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지인의 전화를 받고 북한 혜산시와 접한 중국 지린성 창바이현(장백조선족자치현) 장백교회를 나섰다가 행방불명 된 뒤 이날 오후 8시께 장백시 변두리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돼 중국 공안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특히 한 목사의 뒷머리는 함몰됐고 목에는 예리한 칼자국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은 한 목사가 남성 2명과 다투는 모습을 봤고 이후 문제의 남성들은 북쪽으로 넘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600여명의 장백교회 교인들은 사고당일 저녁부터 한 목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으며 일부 교인들은 중국 공안의 수사에 응하고 있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 랴오닝성 선양 한인상회 관계자는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때문에 북한이 보복조치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 조선족 목사 사망사건이 난 걸 심각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지난 1993년 장백시에 장백교회를 설립한 이래 탈북자를 도우면서 북한 선교와 구호활동을 벌여왔다.
포항지역 교계 지도자들은 한 목사의 순교소식을 전해 듣고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북한 땅이 열리는 단초가 될 지, 북한 지도층이 회개하고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지 알 수 없다”며 “한국과 중국,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 크리스천들은 한 목사의 순교를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 교회들은 한 목사 순교와 북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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