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철(왼쪽), 신치용. | ||
신치용 감독은 “선수가 감독의 뜻을 이해 못하고 뒤에서 비난할 때, 사실 아닌 말을 사실처럼 부풀려져 구설수에 휘말릴 때는 이 직업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된다”고 말하면서 “감독은 ‘신’이 아니다. 100% 완벽할 수 없는데도 주위에선 완벽하게 보이길 원한다”는 말로 남다른 고뇌를 털어 놓았다. 김호철 감독은 “가족들이 이탈리아에 있기 때문에 홀아비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가족이 없으니까 선수단에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선수들은 내가 하루 빨리 가족들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농담으로 자신의 외로운 생활을 설명했다.
‘다시 태어나도 감독을 하겠느냐’란 질문에 신 감독은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힘들게 운동 시키면서 괴롭히는 건 한 번 경험으로 족하다”고 말했고 김 감독은 “난 연구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다시 태어나도 배구 감독을 하고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선호하는 선수 스타일에 대해 두 감독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신 감독은 “고스톱칠 때 누워서 치는 놈보다 같이 붙어서 씩씩거리며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사람을 좋아한다”며 “원래 운동 잘하는 선수가 사고도 치고 ‘끼’가 있다”며 남다른 선수관을 피력했다. 김 감독도 “고지식하고 성실한 선수보다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진 선수가 좋다”고 밝혔다.
두 감독 모두 골프를 즐기는 스타일인데 김 감독은 골프 외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문제가 있을 때는 돌아다니기 보단 집에 틀어박혀서 해답을 구할 때까지 꼼짝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서 “세수도 이빨도 안 닦고 음식 시켜먹으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두 감독은 자신들의 성격에 대해 “겉으론 ‘독사’ ‘독종’처럼 내비치지만 실제론 굉장히 마음 약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공통된 내용을 들려줬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은 ‘감독이란?’ 하고 묻는 질문에 ‘감독도 인간이다’라는 의미있는 정의를 내렸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