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 | ||
# 성적 부진이 힘들게 해
성남 김학범 감독 등 5명은 사령탑에 앉아있으면서 가장 힘든 순간을 팀 성적이 부진할 때라고 답했다. 한 팀의 지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수원 차범근 감독 등 4명은 근거 없는 비방을 들었을 때라고 말했다. 특히 박항서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근거 없는 비방이죠”라고 말해 최근 경남 지역 언론이 자신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보였다.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는 외국인답게 자신의 바쁜 일정 탓에 아내와 자식들이 힘들어 할 때가 제일 괴롭다고 답했다.
# 축구는 내 운명
10명 중 8명이 다시 태어나도 축구 감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축구가 내 천직”이라고 말했고 김호 감독은 “축구인 외의 다른 삶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남 박항서 감독은 반반이라고 답해 최근 마음고생을 톡톡히 한 걸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설문 대상 지도자 중 유일하게 “축구선수면 몰라도 감독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축구에 대한 애정은 몇 번의 삶을 살아도 변함없겠지만 ‘0점짜리’ 아빠와 남편이 되기 싫어 일에만 몰두해야 하는 축구감독이란 직업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설문 조사에 응한 감독 대부분은 ‘만일 다른 직업을 택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보스’답게 답했다. “경영인으로 회사를 이끌고 싶다” 또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자영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 박항서(왼쪽), 최강희. | ||
# 골프와 수다
감독들은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골프와 수다를 꼽았다. 전북 최강희 감독과 대구 변병주 감독은 지인들과 골프를 치며 정신적인 짐을 잠시 내려놓는다고 귀띔했고 제주 정해성 감독과 경남 박항서 감독은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분위기를 전환한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만날 수 없는 상황이면 전화라도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냥 쉰다고 답한 감독도 있었다. 대전 김호 감독은 그냥 참고 기다리는 게 상책이라고 알렸고 광주 이강조 감독과 인천 박이천 감독도 “그게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박 감독은 “푹 자는 등 가만히 기다리기 전에 소주 한 잔을 걸쳐야 한다”고 전제했다. 스트레스를 한 번에 털기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걸 내비친 것이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답했고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음악을 듣고 가볍게 운동을 한다고 전했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뛰다보면 모든 걸 훌훌 털어낼 수 있다”며 조깅을 추천했다.
# 성실함과 기술
감독들은 좋아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성실하고 기술 있는 선수를 꼽았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팀을 위해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완수하는 선수가 좋다”고 말했고 제주 정해성 감독과 인천 박이천 감독도 “요령 피우지 않는 착실한 선수가 좋다”고 답했다.
감독들은 기술, 목표의식, 근성이 없는 ‘3무 선수’를 싫어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이강조 감독은 “목표의식 없이 안일하게 생활하는 선수가 제일 싫다”고 말했고 제주 정해성 감독은 “조직보다는 개인을 우선시하며 돌출행동을 하는 선수가 싫다”고 전했다.
전광열 스포츠칸 축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