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베벌리힐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으리으리한 묘지들 때문이다. 외관만 보면 일반 저택과 다를 바 없다. 뿐만이 아니다. 묘지 내부에는 산 사람들은 꿈만 꿀 수 있는 호화로운 최신식 설비들이 갖춰져 있다. 가령 첨단 시설을 갖춘 부엌, 고급스런 인테리어의 욕실, 비단으로 장식한 호화로운 침실 등이 그렇다.
사정이 이러니 아예 이곳에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오고, 배수 시설도 갖춰져 있는 데다 전화선도 들어와 있으며, 무선통신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는 데는 전혀 불편한 점이 없다. 심지어 묘지 내부에 식당도 들어와 있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묘지를 거나하게 지은 것은 죽은 사람이 사후에도 편안하고 안락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후 세계를 믿는 중국인들에게 묘지는 죽은 가족들이 저승에서 머무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은 마닐라의 관광명소가 됐으며, 투어도 진행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