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에게 최고와 최악은 모두 지난 3월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나왔다. 400m에서 눈부신 선전(3분44초30)으로 대회 사상 첫 한국의 금메달을 따낸 쾌거야말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주종목이 아니었고 레이스 자체가 막판 대역전극으로 펼쳐졌기에 박태환은 물론 나라 전체가 들썩거렸다.
반면 최악도 바로 직후에 터졌다. 주종목인 1500m에서 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00m 금메달로 기대가 한껏 부풀어진 상황에서 체력에 문제가 생겼던 것. 박태환을 지도하고 있는 박석기 감독은 “너무 아쉬웠다. (박)태환이도 거의 눈물을 쏟을 정도로 실망했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최고의 순간을 순서대로 세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가장 최근인 그랑프리파이널 2연패. 쇼트프로그램 1위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 라이벌 아사다 마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세계 은반의 여왕으로 우뚝 섰던 것. 또 2위는 3월 세계선수권 때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수를 받은 것이고, 3위는 11월 러시아에서 열린 그랑프리 5차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수를 기록한 부분이다.
김연아는 2007년 가장 힘들었던 일로 부상을 꼽았다. 허리와 꼬리뼈 부상이 심해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과학적인 훈련으로 극복하고 있지만 부상이야말로 김연아에게 가장 큰 적인 것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