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에게 “돈 많이 버셨어요?” 하고 물으면 정색하며 아니라고 대답하기 일쑤다. 그런데 김응용 사장은 자신이야말로 프로야구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난 한 번도 안 잘렸잖아. 옮겨 다니는 재주가 없는 데다 겁이 많아서 한 번 자리 잡으면 나가라고 하기 전까진 눌러 앉아 있는 스타일이야. 그런데 그게 더 낫더라구. 해마다 연봉도 올라가고, 우승을 자주 했으니까 보너스도 두둑히 받구. 나 돈 많이 벌었어!”
김 사장의 실제 나이는 1940년생 용띠. 정말 ‘내일 모레면’ 70세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나이를 즐기고 있었다.
“65세부터 경로우대증이 나오잖아. 기차표 살 때마다 역무원이 꼭 내 나이를 물어봐. 65세도 안 돼 보인다면서. 아, 진짜 기분 좋아.”
김 사장의 위치 정도면 경로우대증이 있어도 일부러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는 제도의 혜택 속에서 ‘내일모레 70’이란 나이를 즐기고 있었다.
김응용하면 감독 시절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았던 ‘주옥같은’ 레퍼토리들이 야구계에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은 곧장 반박을 가한다.
“나 성질 부린 거 별로 안 돼. 다른 감독들은 매일같이 치고 받고 싸워도 난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했다구. 뭐 하러 성질 부려. 그냥 인상 한 번 쓰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더그아웃에서 의자 던지고 그러신 적 있잖아요.”
“그거야 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이었지. 난 사람은 안 때렸어. 애매한 쓰레기통이나 문짝을 걷어 찼지. 그런 일이 감독 생활 30년 동안 세 번 정도 있을까 말까 했다니까.”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