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정지원 최강 인터뷰’ 함지훈 편은 부상당하기 전인 지난 1월 30일, 울산 모비스 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내내 신인왕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했던 함지훈이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을 되찾길 바라며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정지원(정): 1월 30일 현재,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 3위(평균16.34점), 리바운드 3위(평균6.03개)를 달리고 있어요. 이 정도면 신인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함지훈(함): (웃으면서) 신인상이요? 정말 타고는 싶은데요. (김)태술이도 잘하고 있고 우리 동기들 전체가 다 잘하고 있어서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특히 태술이는 SK에 가서 팀 성적을 올리는 데 많은 공헌을 했으니까 유리하다고 봐요. 개인 기록도 어시스트 1위라 포인트가드로서는 할 일을 다 한 셈이죠.
정: 만약 신인상을 수상한다면 어떨 것 같아요?
함: 정말 영광스럽고 기쁘고 그동안 밀어준 선배들한테 크게 한턱 쏠 거예요.
정: 신인상을 놓치게 된다면요?
함: 태술이한테 연락해서 한턱 쏘라고 해야죠.(웃음)
정: 이번 드래프트를 지켜봤을 텐데 1년 선배로서 새로 지명된 후배들에게 조언을 좀 해줘요.
함: 대학(중앙대) 후배들이 드래프트 일자가 다가올수록 너무 긴장된다고 해서 위로를 해줬고요. 지명된 후에는 시간 많다고 놀지 말고 체력을 꼭 만들어서 오라고 당부했어요.
정: 대학 시절과는 달리 프로는 리그제이기 때문에 많은 차이가 있겠죠?
함: 정말 체력적인 부분에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보약 잘 챙겨먹으면서 틈틈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요. 선배들이 “웨이트를 하지 않으면 시즌 끝날 때까지 못 버틴다”라고 가르쳐줘서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편이에요. 이창수, 우지원, 김재훈 등 고참 형들의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죠.
정: 2008-2009 시즌에는 하승진을 비롯해서 무서운 신인들이 대거 몰려오는데 어떻게 대비할 생각인가요?
함: 비시즌 때 약점인 슈팅력을 향상시켜서 다채로운 공격 능력을 갖출 생각이에요. 특히 승진이와의 맞대결에 대비해서 훅슛을 더욱 가다듬고 왼손과 오른손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 만큼 훈련에 매진할 거예요.
함: 네(힘없이 웃음). 사실 승진이를 생각하면 아픈 과거가 떠올라요. 제가 경복고 2학년 때 전국대회에 네 번 나가서 네 번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그중 두 번을 승진이가 있던 삼일상고에게 졌거든요. 당시 삼일상고는 승진이 말고도 멤버가 좋았어요. 양희종, 이중원, 백주익, 정의한 등 다 지금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죠.
정: 하승진을 보유한 팀은 어떤 강점이 있을까요?
함: 일단 수비할 때 상대 팀이 슛을 던지면 포스트에 있던 승진이가 대부분 리바운드를 잡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다른 선수들은 다 상대팀 림을 향해 달리죠. 즉 속공의 시작이 빨라지니까 상대팀은 백코트하기도 버거워져요. 다른 공격도 상대팀이 승진이에게 더블 팀 수비를 펼칠 수밖에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한 선수에게 외곽슛 찬스가 생기고요. 그 슛이 안 들어가도 승진이가 리바운드해서 두 번째 슛을 쏘거나 외곽으로 내주게 되죠.
정: 정말 공포의 높이군요(웃음). 프로에서 직접 해보니까 선배들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죠?
함: 너무 힘들어요(웃음). (김)주성 형, (서)장훈 형, (현)주엽 형들은 상대하기가 더 어려워요. 주성 형은 뚫었다 싶으면 어느새 뒤에서 블록슛이 날아와요. 장훈 형은 일단 무게와 파워가 있어서 힘들죠. 저도 힘으로 하는 스타일인데 장훈 형은 힘이 정말 세거든요. 당해내기가 힘들어요. 주엽 형은 힘이 좋은 데다 손도 빨라서 상대하는데 애를 먹어요.
정: 남자인 제가 봐도 눈도 크고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예전 모습은 지금과 완전 딴판이었다면서요?
함: (웃음) 제가 고3 때까지만 해도 정말 뚱뚱했거든요. 대학에 입학한 후 강정수 감독님의 명령으로 20kg을 감량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바뀐 거예요. 살 빼고 나니 주위에서 “사람됐다”고 하더군요. 감량 후 초창기에는 힘이 없어서 상대 선수에게 이리저리 밀려다녔는데요. 갈수록 스피드와 체력이 향상되더라고요. 그래서 없던 자신감까지 붙었죠.
정: 사귀는 여자 친구가 있다면 공개해 주시죠?
함: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알던 친구가 4학년 때 여자 친구로 바뀌었어요. 저보다 두 살 연상이고요. 163cm의 키에 아담하고 귀엽고 마음씨 착한 사람입니다.
정: 키가 198cm라 여자 친구가 적어도 170cm 이상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이네요.
함: 아버지(함영진 188cm)와 어머니(이정우 174cm)가 모두 농구선수 출신이고 한 명뿐인 누나도 177cm라서 네 식구가 어디 외식을 못 나가요. 다들 체격이 좋으니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담하고 귀여운 여성이 평소 저의 이상형이었어요.
순수하고 잘생긴 신인 스타, 함지훈. 센터치고는 키가 작고 느리고 운동신경과 탄력이 없다는 이유로 함지훈은 10위까지 밀려서 프로에 들어왔다. 함지훈은 반드시 보여주고 싶단다. “불리한 여건에서도 센터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을. 비록 안타까운 부상으로 남은 시즌 ‘휴업’ 상태에 들어갔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함지훈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엑스포츠 아나운서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