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맘대로 이사를 해?
<일요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양진석 WTF 사무총장은 지난 3월 중순 WTF노조 대표자와의 면담에서 “솔직히 보따리 싸서 로잔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달 노조원 해임을 놓고 노사갈등이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노조 측에 의해 ‘공주파문’과 비자금 등 문제가 계속 불거져 나오자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WTF는 줄곧 ‘한국에 본부가 존재하는 유일한 국제스포츠기구’라는 수식어를 자랑스럽게 내세워왔다.
양진석 사무총장의 ‘로잔 발언’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일요신문>은 물증 확보에 주력했다. 다행히도 당시 녹취 내용을 담은 사본 CD를 어렵게 입수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진석 총장은 당시 민주노총 산하 경인사무서비스노동조합의 김호정 위원장에게 “(WTF는) 솔직히 보따리 싸서 로잔(스위스)으로 옮겨갈 수 있다. 법인 들어간 거 해체할 수 있다. 회원국들에게 여기(한국)서 안 한다고 공표하면 그만이다. 공고 만들어서 뿌리면 된다”라고 말했다. 김호정 위원장은 스포츠 전문가가 아니다. WTF노조(지부장 김동민)가 산별노조에 가입했고, 또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스포츠 세계를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향후 WTF 노조원들 및 태권도인들에게 조금씩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태권도인들은 “정말이냐? 어떻게 WTF의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아도 외국인들이 호시탐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WTF 이전을 말하다니 어처구니없다”는 등 황당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진석 총장은 태권도전문 인터넷미디어인 <무카스>의 취재에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WTF본부를 해외에 이전해서는 안 된다”라고 정반대로 말했다. 노조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다 자신도 모르게 말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양진석 총장은 <일요신문>이 수차례 비서실을 통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