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대표팀 음주파문 | ||
방승환(인천 유나이티드)은 지난해 10월 3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FA컵 4강전 때 운동장 안에서 웃통을 벗고 드러눕기까지 하면서 격렬하게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출전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선수생활을 그만둘 뻔한 위기를 맞은 방승환을 구한 건 팬과 구단이었다. 인천 서포터스는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해 청원운동을 했고, 장외룡 감독은 취재진을 만날 때마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 기회를 줘야 한다”며 ‘도움 되는 기사’를 부탁했다. 구단 역시 “방승환이 자숙하는 차원에서 인천 지역 유치원을 순회하고 축구교실 일일교사로 활동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며 방승환의 악동 이미지를 벗기는 데 애썼다.
주위의 도움으로 지난달 27일 사면된 방승환은 28일 복귀전에서 참회의 골을 터트린 후 “1년간 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진짜 힘들었다”며 힘들게 보낸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방승환처럼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징계를 받은 선수가 꽤 있다. 안정환(부산 아이파크)은 수원 삼성에서 뛰던 지난해 2군 경기 도중 관중이 자신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관중석에 난입해 팬과 대치했다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벌금 1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유상철은 울산 현대에서 활약하던 2003년 4월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자신에게 거친 태클을 한 이장관을 때려 5경기 출전 정지, 벌금 800만 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유상철은 후반 24분 이장관이 뒤에서 45도 각도의 깊숙한 태클을 걸어오자 발로 이장관의 배를 찬 뒤 난투극을 벌였다. 태클 탓에 인대를 다친 유상철은 한 달 뒤 거친 무대는 싫다는 듯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로 이적했다.
김병지(FC서울)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던 2002년 9월 상대 선수의 골 뒤풀이에 흥분해 주먹을 휘둘렀다가 5경기 출전정지, 벌금 5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김병지는 안양 뚜따가 골을 넣은 뒤 자신을 보며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취하자 미드필드까지 뛰어나가 뚜따의 뒤통수를 때렸다.
이천수(페예노르트)는 울산 현대에서 뛰던 2003년 수원 원정경기 도중 부상을 입고 터치라인 바깥으로 나가던 중 수원 서포터스로부터 야유를 받자 분을 못 이기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 일로 벌금 500만 원을 프로축구연맹에 납부했던 이천수는 2006년 10월에 또 사고를 쳤다. 인천전 도중 주심에게 욕을 하고 부심에게 손가락질을 해 6경기 출전정지를 당했고 울산 구단 자체 징계 결정에 따라 두 차례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김동현(성남 일화)도 손가락 때문에 징계를 받았다. 2005년 6월 수원에서 뛸 때 전북 현대 응원단을 향해 음란한 욕설의 뜻이 담긴 행동을 했다가 4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4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침을 뱉어 문제가 된 일도 있다. 지난해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수원의 정규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는 에두(수원)가 임중용(인천)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침을 뱉었다. 이 모습은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협회는 2경기 출전 금지와 2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에두의 침 뱉는 장면을 경기장 스크린에 반복적으로 내보낸 인천은 관중을 흥분시켰다는 이유로 벌금 1000만 원을 냈다.
울산 골키퍼 김영광은 지난해 대전과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대전 서포터가 던진 물병을 관중석으로 되던져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부분의 선수가 경기 도중 일어난 일로 징계를 받았다면 이운재(수원), 우성용(울산), 김상식(성남), 이동국은 경기가 끝난 뒤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이들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 기간에 숙소를 몰래 빠져나와 한잔 걸치며 기분을 풀었는데 몇 달 뒤 이 사실이 한 통신사를 통해 밝혀진 뒤 대표선수 자격정지 1년씩과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특히 술자리를 주도했던 이운재는 대표 선수 자격 정지와 함께 대한축구협회 주관 경기 3년 출전 정지와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전광열 스포츠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