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만 | ||
재미있는 것은 태평양 건너편에서 이를 지켜봤던 최홍만이 이 경기의 수혜자가 됐다는 사실. 최홍만은 지난해 12월 31일 마지막 프라이드로 불리는 야렌노카에서 표도르한테 1분56초 만에 암바에 걸리며 KO패했다. 비록 졌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최강을 상대로 눈부신 테이크다운 방어 및 맞대응 능력을 보였다며 호평 했다.
당시 미국의 격투기관련 미디어들은 ‘정식경기라고 볼 수 없다’ ‘쇼에 가깝다’며 최홍만의 경기력을 혹평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헤비급 최강자 중 한 명인 실비아가 표도르에게 1분도 못 버티고 쓰러지자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온라인 스포츠미디어인 <블리처리포트>는 “(실비아보다) 최홍만이 표도르를 상대로 더 잘했다. 그때는 표도르가 땀이라도 흘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유력 격투기미디어로 최홍만을 ‘돌연변이’로 표현했던 <셔독>도 “표도르가 그동안 약자들을 상대로 쌓은 전적이라는 비난을 잠재웠다”며 평가했다.
국내 네티즌들도 “최홍만을 다시 보게 됐다”며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격투기전문가인 천창욱 카이저 대표는 “야렌노카 때도 최홍만의 플레이를 높게 평가했다. UFC 등 미국 격투기단체는 120kg 이상은 출전 금지 규정이 있기 때문에 최홍만이 당장 미국무대에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K-1 같은 입식타격기보다는 종합격투기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입대와 병역면제 판정, 그리고 뇌종양 제거 수술 등으로 7개월이 넘도록 링에 오르지 못하며 세간의 입방아에 시달린 최홍만이 모처럼 환하게 웃을 만한 일이다. 최홍만은 오는 9월 K-1 한국대회를 통한 컴백이 거론되고 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