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명예·돈 ‘그중에 하나’
케이먼은 할아버지가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독일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달 그리스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독일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내며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 케이먼의 독일은 미국과 같은 예선 B조에 속해 있다. 케이먼은 자신의 NBA 동료들을 상대로 8월 18일, 세계가 주목하는 맞대결을 펼친다.
러시아로 국적을 바꾼 베키 해먼은 러시아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 그녀가 귀화한 유일한 이유는 올림픽 출전이었다. 자연스레 미국 농구계에선 애국심 논쟁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해먼은 “올림픽에 뛰고 싶은 내 꿈을 실현하는 기회일 뿐”이라고 ESPN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적을 바꿔 금의환향하는 선수도 있다. 바로 캐나다의 펜싱 대표로 조국 중국을 찾게 된 줄리 루안(50)이다. 루안은 1984년 LA올림픽 여자 플뢰레 금메달리스트. 중국 펜싱의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당시 중국 정부가 루안의 기념우표를 발행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지난달 50번째 생일을 맞은 루안의 이번 올림픽 출전은 인간 승리의 드라마나 마찬가지다. 1994년 캐나다 시민권을 획득한 그는 자신의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놓았던 검을 다시 집어 들어 마침내 꿈을 이뤘다. 루안은 “올림픽이 다른 곳에서 열렸다면 참가할 꿈을 꾸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의 목표는 메달이 아니라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꿈과 열정보다 부와 명예를 좇아 조국을 바꾼 케이스도 있다. 주린 배를 움켜쥔 채 거친 황토 벌판을 뛰며 땀 흘렸던 아프리카 육상 중장거리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육상에서 귀화선수 최대 수출국은 장거리 강국 케냐. 대표적인 선수는 카타르로 귀화한 ‘육상 천재’ 사이프 사이드 사힌이다. 케냐 시절 이름은 스테펜 케로노.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 3000m 장애물에서 우승한 사힌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국적을 변경하면 3년간 출전 금지’ 규정을 두는 바람에 2004아테네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고, 비로소 이번 올림픽에 카타르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하게 됐다.
허재원 한국일보 기자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