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가 아테네올림픽 이후 극한의 한계 상황을 견뎌내면서도 이를 악물고 고통스런 훈련을 소화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올림픽 금메달 때문이었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란 자랑스런 타이틀을 달았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한 갈증은 깊고 진했다. 더욱이 최민호의 팀 후배인 이원희가 아테네올림픽에서 ‘한판승의 사나이’로 유명세를 타는 걸 지켜보며 동메달리스트의 한숨은 깊어만 갔다. 당시 최민호는 “난 항상 이원희의 뒷자리에만 머물렀다”며 안타까움을 곱씹었고, 이는 금메달에 대한 ‘무한도전’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국제대회 때마다 금메달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선수들 중에는 한국 선수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최민호와 결승전에서 맞붙은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세계 랭킹 1위)는 최민호에게 업어치기를 당해 패한 뒤에도 최민호에게 다가가 진심어린 축하를 건네며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파이셔의 코칭스태프도 금메달을 놓쳤다고 슬퍼하기보단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며 자국에서 온 응원단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수영 자유형 4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호주의 그랜트 해켓도 6위라는 다소 ‘황당한’ 성적을 냈지만 금메달을 딴 박태환과 축하의 포옹을 나누며 복잡한 심경을 표현하기보단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경기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건 선수나 국민들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비록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을 땄다고 해도 고개 숙이거나 슬퍼할 일은 아니다. 사격의 진종오 선수가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인 은메달을 딴 직후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장면을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안타깝기만 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
즐기는 그대가 진정한 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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