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관중은 많았다. 입장시간인 오후 3시부터 구름관중이 몰려오더니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8000명이 넘는 관중으로 부천체육관이 가득 메워졌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보기 드문 진기한 장면이었다(8000명은 역대 올스타전 최다 관중).
그런데 그 진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이날 하프타임 때 공연을 한 인기가수 ‘손담비 효과’였다. 2008년 최고의 여가수 손담비가 온다고 하니 가족 단위 관객이 몰려온 것이다. 실제로 하프타임 때 손담비가 농구코트 위에서 눈부신 춤 솜씨와 함께 두 곡을 열창(립싱크)하고 떠나자 4명 중의 한 명은 경품을 포기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경기였다. 선수들은 기본적인 수비도 하지 않았고, 코트를 바쁘게 오가며 손쉬운 득점을 넣기에 바쁘기만 했다. 오히려 경기 중간중간 작전타임 때 벌어진 각종 이벤트가 본경기보다 훨씬 재미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한 선수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런 설명이 나왔다. “손담비 한 명을 초청하는데 WKBL이 1500만 원을 썼다고 한다(실제로 확인한 결과 1200만 원). 그런데 올스타전 선수들에게는 이긴 팀은 선수당 50만 원, 진 팀은 30만 원씩 준다. 남자농구로 치면 10년 전 금액이다. 그러니 누가 열심히 하겠나.”
30만 원과 1200만 원. 전자는 올스타전의 주인이 받는 금액이고, 후자는 축하손님이 받는 거마비였다. 아무리 현실이 그렇다고 이해하려고 했지만 정말이지 석연치 않는 부분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