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 김정임 커플. 딸 화리도 함께 포즈를 취했다. | ||
요즘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이 몰려도 야구 선수들 2세의 생일은 제각각이다. 반면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과 함께 곧바로 아이를 갖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지, 야구 선수들의 2세 생일이 엇비슷하게 몰려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비시즌, 비활동 기간에 결혼이 많다보니 생긴 일이다. 물론 비활동 기간에 동료 선수들의 지갑은 예나 지금이나 얇아지게 마련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어린 나이에 높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배우자의 재산 여부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신부감을 많이 찾는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항공사 여성 승무원, 즉 스튜어디스가 야구 선수들이 선호하는 배우자감이었다. 실제 연결된 사례도 많았다. 특히 80년대에는 일반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던 반면, 프로야구 선수들은 전지훈련이나 각종 국제대회 때문에 국제선을 타는 일이 잦았다. 단아한 용모에 친절한 스튜어디스들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겐 꼭 결혼하고픈 선망이 대상이 됐다. 스튜어디스 입장에서도 건장한 체구에 선 굵은 용모를 가진 프로야구 선수에게 호감이 안 갈 리 없다.
▲ 손혁 한희원 커플 | ||
물론 배우자 직업이 어디 스튜어디스뿐일까.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의 부인 김정임 씨는 화장품, 자동차, 음료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히어로즈 이숭용도 CF 모델 출신과 결혼했다. KIA 포수 김상훈은 2004년 말 광주방송 아나운서와 식을 올렸다.
요즘은 배우자 직업군이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다른 종목의 선수 혹은 선수 출신과 결혼하는 사례도 늘었다. 은퇴 후 재활 관련 지도자 길을 걷고 있는 투수 출신 손혁의 아내는 LPGA 스타인 한희원. LG 투수 최원호도 여자 프로골퍼 한희진과 결혼했는데, 한희진은 한희원의 사촌동생으로 알려져 있다. 손혁이 LG에서 뛴 경력이 있으니 대충 어떻게 만난 관계인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두산 이재우는 2007년 10월 흥국생명 소속의 ‘얼짱 세터’로 이영주와 결혼했다. 결혼과 함께 은퇴한 이영주 씨는 지난해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때 잠실구장 본부석쪽 지정석에 자주 나타나 남편을 응원했다. 아무래도 같은 스포츠인과 결혼하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크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란 게 어떤 것인지를, 매일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서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소속의 류제국은 올 초 테니스 유망주 출신의 동갑내기 김혜미 씨와 결혼했다. 사연이 재미있다. 류제국은 고3 시절인 2001년 중반에 시카고 컵스 입단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비슷한 시기에 김혜미 씨도 일본으로 테니스 유학을 떠나던 차였는데, 둘을 모두 알고 있던 지인이 “친구처럼 타국에서 서로 연락하면서 의지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소개시켜줬다고 한다. 그 후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한동안 연락이 끊겼지만 결국 다시 만나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김혜미 씨는 선수로서는 은퇴한 상태다.
정진구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