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쁘진 않다. 팬들이 내가 너무 많은 공을 던진다고 걱정해서 지어진 별명 아닌가. 나한테 어울리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WBC 대회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잠을 세트로 자면서 무지 시달렸다. 3시간 잤다가 3시간 깨 있다가를 반복했다. 몸살도 걸리고 입술도 터지고. 멕시코전 이후에는 하도 용을 썼더니 경기 끝나고 몸살이 나더라.
―가족들이 궁금하다. 잠깐 소개를 한다면?
▲네 살된 딸과 태어난 지 5개월 된 아들이 있다. 그런데 70여 일을 해외에서 돌다가 들어오니까 애들이 몰라보게 자라서 깜짝 놀랐다. 아내는 동갑내기로 6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2000년에 팔꿈치 수술한 것부터 패전처리 선수로 생활했을 때, 병역비리에 연루돼 잡혀간 것까지 다 지켜봤다.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더라(웃음).
―감독이 국보 투수 출신인 선동열 감독이다. 워낙 유명한 분이라 투수 입장에선 살짝 부담도 될 것 같은데.
▲이전엔 뭐라고 지적하시면 귀에 잘 안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엔 감독님 말씀이 잘 들어온다. 난 선 감독님과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다. 감옥 생활하고 군대 복무하고 오니까 김응용 감독님에서 선동열 감독님으로 바뀌어 있었다.
―만약 선동열 감독이 선발, 마무리, 중간계투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지금은 중간계투다. 조계현 코치님도 롱런하려면 중간계투가 적합하다고 조언해주셨다. 매일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앞의 투수들이 주자 남겨두고 내려갔을 때 그 후에 완벽하게 막아내면 정말 큰 기쁨이 생긴다.
―요즘 달라진 위상, 인기, 이런 걸 실감하나?
▲LG전 던질 때 그 전보다 더 많은 환호성이 들렸다. 참 고마웠다. 나에 대해 기대를 해주시니까. 팬, 동료, 가족들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가는 게 행복하다.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감독님, 팬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