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위 류현진 | ||
설문 대상은 올림픽과 WBC 대표 선수, 그리고 지난해 올스타를 중심으로 선별했고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 소속 선수들에게 팬들의 표가 몰릴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구단 선수는 제외했다. 단순한 인기 투표 이상의 흥미 유발을 위해 내야수, 외야수, 투수 세 부문별 영입하고 싶은 선수를 묻는 방식을 사용했다.
내야수 부문에선 WBC에서 활약했던 한화 이글스 소속 김태균 선수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무려 6개 구단 팬들이 김태균을 영입하고 싶은 내야수 부문 1위로 선정했을 정도다. 김태균 소속팀 한화 팬들을 제외하면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유일하게 김태균을 2위로 선정했는데 롯데 팬들이 원하는 영입 1순위는 역시 한화 소속인 이범호(98표)였다.
롯데 팬들은 이 외에도 김태균(55표)과 최희섭(30표) 등의 내야수 영입을 원하고 있었다. “이대호 가르시아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꾸릴 거포가 필요하다”는 부산 팬들의 바람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팀 관중들이 김태균과 이범호를 공통적으로 원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각기 다른 요구를 드러냈다. 우선 두산 베어스 팬들의 경우 김태균 이범호 다음으로 롯데 자이언츠 박기혁의 영입을 원했다.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를 원하는 팬들의 바람이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것.
두산 팬들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유격수를 원하는 것은 다른 팀들도 비슷했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즈 팬들은 모두 김태균 이범호와 함께 삼성 라이온즈 소속 박진만의 영입을 원했다. KIA 팬들의 경우 주전 유격수 홍세완이 부상으로 1년 넘게 재활 중인 데다 신예 김선빈은 아직 수비가 불안해 확실한 유격수 박진만에게 표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격수와 마찬가지로 수비가 탄탄한 2루수 역시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이로 인해 삼성 팬들은 국가대표 2루수인 두산의 고영민을 원했다. 현재 삼성의 2루수는 신예 김상수.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며 각광받고 있지만 삼성 팬들 입장에선 신인이라는 점이 불안한 모양이다.
▲ 2위 김광현 | ||
반면 요즘 용병 페타지니의 활약이 두드러진 LG 트윈스 팬들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뤄줄 거포를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 역시 김태균과 이범호의 영입을 희망했는데 라이벌 두산의 4번타자를 빼앗고 싶다며 두산의 김동주 영입을 희망한 팬들도 많았다.
한편 김태균과 이범호의 소속팀인 한화 팬들은 어떤 내야수의 영입을 소원할까. 1위는 100표를 받은 두산 2루수 고영민, 2위는 롯데 거포 이대호가(39표), 3위는 SK 2루수 정근우(20표)였다. 히어로즈와 마찬가지로 거포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둔 결과다. 다른 팀이 원하는 거포 내야수 둘을 모두 데리고 있는 팀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 질문인 ‘영입하고 싶은 외야수(포수 포함)’의 결과는 두산 김현수, KIA 이용규, 두산 이종욱, 롯데 강민호로 압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포수를 외야수 부문에 포함시킨 이유는 외야수 후보군이 내야수 후보군보다 적었기 때문이었다. 올림픽과 WBC 대표팀, 그리고 올스타팀 외야수가 거의 일치해 변화가 잦은 내야수에 비해 후보에 오른 선수도 적었다.
대부분의 팀에서 영입하고 싶은 외야수 부문에선 김현수와 이용규, 그리고 이종욱이 1~3위를 독차지했다. 다만 포수가 약한 팀에선 강민호에 대한 선호도도 높게 나왔다. 먼저 LG, 삼성, 롯데, SK 등 네 팀 팬들은 공통적으로 김현수 이용규 이종욱을 영입하고 싶은 외야수 1~3위로 손꼽았다.
이들에 대해 네 개 구단 팬들은 “발 빠르고 센스 있는 선수들”이라며 “우리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히어로즈와 한화 팬들도 김현수와 이용규를 원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이종욱 대신 이진영을 희망했다. 특히 히어로즈의 한 팬은 스티커를 붙이며 “이진영이 LG가 아니라 우리 팀으로 왔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현수 이용규 이종욱를 보유한 두산과 KIA 팬들은 어떤 선수를 원하고 있을까. 우선 두산 팬들은 끈끈한 ‘WBC 정신’이 두산의 정신과 일치한다며 이용규(89표)를 가장 많이 원했고 “포수가 절실하다”며 46명이 강민호를 지지했다. 그 뒤는 30표를 얻은 히어로즈의 이택근이 이어가고 있다.
KIA 팬들 역시 “김현수가 날아다닌다”며 101표를 던졌고 히어로즈의 이택근(33표)에게도 러브콜을 날렸다. 또 “국가대표 포수인 데다 타자로서도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강민호가 왔으면 좋겠다”는 응답도 27명이나 나왔다.그렇다면 각 구단 팬들이 희망하는 투수는 누구일까.
▲ 3위 윤석민 | ||
KIA와 히어로즈 홈구장에선 류현진과 김광현이 1, 2위를 차지했는데 KIA에선 LG 봉중근이 3위, 히어로즈에서는 윤석민이 3위를 차지했다. 롯데 팬들은 김광현 윤석민에 이어 “애킨스가 들어오긴 했지만 확실한 마무리가 필요하다”며 오승환을 지지했고, 한화 팬들은 김광현 봉중근에 이어 윤석민과 정현욱을 지지했다.
특히 한 팬은 “윤석민이 우리 팀에 오면 승수를 지금보다 잘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애드벌룬을 띄우기도 했다.8개 구단 팬들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고 인기 감독도 알아봤다. 단연 1위는 WBC 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화 김인식 감독으로 모두 1556표를 받았다. 2위 역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낸 두산 김경문 감독으로 604개의 스티커를 받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한 이가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이라는 점이다. 최초의 용병 감독인 로이스터 감독은 이미 롯데팬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이 입증된 것. 게다가 576표로 2위인 김경문 감독과의 차이도 고작 28표에 불과하다.
한편 삼성 구단 측에선 다른 항목의 설문조사는 허용했지만 감독 선호도에 대한 스티커 설문조사는 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 까닭은 올해가 선동열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광주 구장에서도 감지됐다.
광주 출신인 선동열 감독에게 몰표가 나온 것. 선동열 감독의 내년 거취에 그만큼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일요신문>에선 이처럼 8개 구단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응답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야구팬들이 뽑는 올스타팀’도 구성해봤다. 각 팀 영입을 원하는 선수 순위에서 1~3위에 오른 이들을 대상으로 1위는 3점, 2위는 2점, 3위는 1점 순으로 점수를 매겨 올스타 팀을 뽑았다.
그 결과 우선 내야는 1루수 김태균, 2루수 고영민, 3루수 이범호, 그리고 유격수는 박진만이 선정됐다. 포수는 강민호, 외야수는 김현수, 이용규, 이종욱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명타자는 내야수와 외야수 가운데 차점을 기록한 이진영을 선정했다. 한편 투수 부문에는 국가대표팀 에이스인 류현진과 김광현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일요신문> 선정 올스타팀의 감독은 당연히 김인식이다. 대부분 이번 WBC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했던 선수들인 까닭에 <일요신문>에서 새롭게 선정한 올스타팀이라 부르기엔 모자람이 크다. 그만큼 WBC 대표팀 소속 선수들에 대한 야구팬들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뜻인데 이들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길 기대해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