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KBS <천추태후>를 즐겨 본다고. 혼자 사는 남자의 생활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매일 야구장으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게 전부고 월요일, 쉬는 날은 이동하거나 아니면 아예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여자 친구가 있느냐는 물음에 ‘아직 없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남자. 여자를 만나려면 밖으로 자주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누군가의 소개가 있어야 하지만 임창용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싫다고 한다.
“한국에서 소개를 받고 여자를 만난 적은 있지만 좋았던 기억이 없다. 그래서 소개 자체가 부담스럽다.”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애는 갖고 싶고, 여자 만나는 건 부담스럽고…. 야구 외엔 도통 삶의 재미가 없어 보이는 서른 살 중반의 임창용에게 필요한 건 ‘인연’이 아닐까.
임창용은 일본이 야구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무대는 바로 메이저리그.
“항상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미국 가서도 은근히 마음이 설레었다. 앞으로 문제는 그때가봐야 알겠지만 기회가 빨리 왔음 좋겠다.”
<일요신문>의 창간 17주년을 기념하는 인터뷰인지라 인터뷰 말미에 ‘지면용’ 축하인사를 부탁했더니 진지한 대답이 흘러나온다.
“<일요신문>하면 정직하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스포츠 신문과는 달리 사실적으로 기사를 쓰는 것 같다. 아버지가 <일요신문> 팬이시라 집에 가면 항상 <일요신문>이 쌓여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신문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많이 친숙하고 또 내 사생활부터 야구인생까지 모두 훑은 신문이라 꽤 사연이 많은 관계다.”
이영미 기자
도쿄=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