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수 팀의 남은 사람은 오규철 9단과 조훈현 9단. 오규철 9단도 만만치 않은 강자지만 서 9단의 5연승 기세로 볼 때, 7월 중에는 마지막 주자 조훈현 9단이 나서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손오공 서능욱 9단의 손바람이 무시무시하다.
<1도>가 6월 12일에 있었던 서능욱 9단 대 루이나이웨이 9단 대국의 초반 모습. 서 9단이 흑이다. 좌변에 흑▲들로 장성을 구축하자 백1, 어깨짚어 삭감하러 온 장면. 상용의 수법. 흑2는 이렇게 받는 정도인데, 다음 백3이 초반의 파란을 불렀다. 흑4로 갖다 붙인 것이, 루이 9단의 의표를 통렬하게 찌른 필살의 반격이었다. 루이 9단은 흑A 정도를 기대했던 것인지 아니면 흑이 달리 두어 오면 백A의 선수로부터 여기서 뭔가 포인트를 올리겠다는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2도> 백1 젖히고, 3으로 막기까지는 아직 서 9단의 반격이 무엇을 노리는지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는데, 흑4 끼우고 6으로 이쪽을 잇는 순간 관전객들이 무릎을 쳤다. 오른쪽 흑 다섯 점은 버린다는 것. 버리면서 중앙에 운동장 하나를 만든다는 의도였던 것이었다. 백7로 따낸 다음….
<3도> 흑1로 끊은 것은 예정 코스. 백2, 4를 기다려 흑5! 중앙이 대평원이 되었다. 그 호방함이 관전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1도> 백3이 문제였다. 이걸로는 역시 책에 있는 대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도> 백1~5로 처리하는 것이 무난했다는 것. 흑6의 공격엔 백7 정도면 이건 잡힐 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게 무난히 살아가면 도처에 있는 백의 실리가 말을 하는 국면이라는 것. 공격과 싸움이라면 이세돌 9단 못지않게 좋아해, ‘축·장문만 아니면 끊고 본다’는 서 9단이니 혹시 <4도> 흑2로는 책을 따르지 않고 달리 둘 수도 있겠다. 예컨대….
<5도> 흑1처럼 여기서부터 공격하는 것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것도 여의치 않다는 것. 백2에서 4로 젖힌다는 것. 흑은 5로 끊어야 하는데….
<6도> 백1~5로 활용한 후 7, 9를 거쳐 11로 갖다 붙이는 정도면 더 이상 흑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모습은 아니라는 것. 흑8로 9 자리에 젖히는 것은 백A로 안 되고, 흑10으로 B에 젖히는 것은 백이 10 자리에 끊어 흑이 오히려 곤란해진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