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달(왼쪽)과 베컴. | ||
그의 행동은 일종의 ‘종교 의식’과도 같다. 일단 경기가 시작되기 전 물병 두 개의 뚜껑을 딴 후 각각 한 모금씩 마신다. 이때 물병은 반드시 같은 상표의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는 병의 상표 모양까지 맞춰서 일렬로 줄을 세운다. 비뚤어지지 않게 꼭 나란히 세워두어야 하며, 행여 줄이 어긋나면 다시 심혈을 기울여서 줄을 맞춘다.
데이비드 베컴(34)도 경기 시작 전 꼭 하는 유별난 행동이 있다. 다름 아닌 허공에 대고 공을 뻥 차올리는 것이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행동 같지만 사실은 자신만의 비밀스런 ‘의식’이었던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최고 수비수로 평가 받고 있는 아스널의 콜로 투레(28)는 경기장에 등장할 때마다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밟아야 안심이 되는 경우다. 그의 이런 강박관념은 거의 광적인 수준이며, 자신을 제외한 선수들이 모두 잔디를 밟기 전에는 절대로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뼈아픈 실수도 저지르고 말았다. 어떤 날에는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호각이 울렸는데도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결국 벌금을 물어야 했던 것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