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계숙(왼쪽), 양혜숙 전 국가대표 필드하키 선수. -유장훈 기자 | ||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제 평생 그만큼 기량이 좋을 때가 없었거든요. 지금도 생각하면 안타깝죠.”
은퇴 후 1년 동안 코치 생활을 하다 결혼하고서도 선수 때처럼 떠돌이 생활하기가 싫어 천안 KT에 안착했다는 임계숙. 더욱이 “내가 운동할 땐 독하게 했는데 감독을 하자니 카리스마가 부족하더라고요”라며 지도자의 길을 사양했다고. 대신 경험 없는 과장으로 사회인 생활을 시작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고객관리직에 있는 그는 여전히 “정답이 없는 업무라 힘든 점이 많아요”라며 “그나마 선수생활 때 연수원에서 가끔 직무교육 받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또한 고등학교 후배이자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양혜숙도 함께 근무하고 있어 힘이 된다고.
양혜숙은 임계숙과 달리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끝난 직후 KT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총무과로 발령 나 숫자와 씨름하느라 적잖이 힘을 뺐다고 한다. 현재 1남 1녀를 두고 있는 양혜숙은 “하루종일 운동장에서 뛰다가 사무실에 앉아 있으려니 너무 힘들었어요”라며 “그러나 요즘은 일이 바빠서 생활체육 모임에도 자주 나가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직장인이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연습 중에 사고를 당해 척수장애인이 된 전 체조선수 김소영도 대한장애인사격연맹에서 근무하고 있다. 자살기도를 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 후 새로운 인생을 펼치기로 마음 먹었고, 2002년 <일요신문>과의 인터뷰 후 홀연히 유학을 떠났다. 언론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는 김소영의 간곡한 거절에 직접 만나 인터뷰할 수는 없었지만 전화상으로 건강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2년 전에 유학 마치고 돌아와 일하고 있다”며 안부를 전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