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공무원노동조합연맹 간부들이 16일 새만금 현장에서“삼성 새만금 투자 철회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라”고 주장하고 있다.<전북도 제공>
[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 약속이 사실상 백지화되자 진실을 규명하라고 요구하는 성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북도 공무원노조연맹은 16일 군산시 옥도면 새만금 신시전망대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새만금 투자 철회는 삼성과 국무총리실, 전북도가 함께 만든 대 도민 사기극으로 규정한다”며 진실 규명과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단체는 먼저 삼성에 대해 “대기업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에 비춰볼 때 투자 철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투자양해각서(MOU) 체결 과정과 그 이후의 노력에 대해 전북도민에게 설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당시 국무총리실에서 주도해 MOU를 체결한 배경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서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면 5년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일괄 이전하며 나빠진 전북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와 삼성이 합작해 만든 정치적 산물임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북지사였던 김완주 전 도지사에 대해서도 “‘지사직을 걸겠다’며 전북의 거리마다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던 만큼 도민들을 기만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선 6기의 현 전북도정에 대해 “언제까지 MOU를 체결했던 삼성의 공식 입장발표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삼성이 투자약속을 이행하도록 노력하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노총전북본부와 전북경영자총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삼성의 새만금 투자협약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전북도민들은 투자협약의 당사자였던 글로벌기업 삼성과 정부 그리고 전북도에 대해 실망과 분노, 허탈함에 빠져들고 있다”며 ”전북경제의 도약에 호기를 가져올 삼성MOU가 특별한 명분도 없이 사문화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삼성의 새만금 투자는 낙후된 전북지역의 지역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며 “삼성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노사 상생협력의 선진적 노사관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 전북지역 의원들과 군산시의회, 김제시의회도 정부와 삼성에 대한 규탄 성명을 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서해안시대 경제적 도약의 발판”이라며 “삼성의 MOU 철회는 새만금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도약의 엔진 정지와 다름없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산시의회와 김제시의회는 “삼성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도 없었고 전북도와 실무협의 한번 하지 않은 채 투자 취소를 통보했다”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삼성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비롯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에 이어 공무원노조 노동계와 경영인단체에서도 삼성의 새만금 투자약속의 이행을 압박하고 있지만, 삼성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삼성그룹 소속 임원이 전북도에 ‘현재는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통보한 지 한달이 돼 가지만 삼성 측은 공식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한편 지난 2011년 4월 27일 당시 정부(국무총리실·농림수산식품부·지식경제부)와 전북도, 삼성그룹은 ‘삼성이 2021년부터 2040년까지 총 3단계로 나뉘어 풍력발전기와 태양전지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총 7조6천억원을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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