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메이저리그 사진전문기자 | ||
김병현 선배의 소식을 전해준 지인은 야구선수 출신인 후배와 외국의 재활 전문 트레이너가 김병현 선배의 재활을 돕는 ‘도우미’로 나섰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아무래도 혼자서 운동을 하시기가 벅찼을 겁니다. 제가 마이너리그에서 전전하고 있을 때, 김병현 선배의 활약을 TV로 지켜보며 가슴 설렛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부디 그분의 의지대로 재활에 성공해서 내년 시즌에는 김병현 선배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마음 속 깊이 응원을 보냅니다.
어느새 시즌이 거의 막바지로 접어들었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회(WBC)를 마치고 정신없이 시즌을 맞이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즌의 끝무렵이라니, 왠지 모를 허전함이 물밑 듯합니다. 그래도 올 시즌에는 중간 중간 기복은 있었지만 큰 무리 없이 일정한 흐름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 가장 큰 목표라면 20-20클럽(한 시즌 홈런-도루 20개 동시 달성)에 가입하는 겁니다. 사실 최근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20-20클럽은 거의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홈런 개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조금씩 욕심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남은 게임에서 홈런 4개와 도루 1개만 추가하면 가능한데, 글쎄요, 제 바람이 이뤄질까요? 더욱이 3할대의 타율을 유지하면서 올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팀이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에서 멀어짐에 따라 지금은 개인 성적에 치중을 하는 편입니다. 올 시즌을 목표한 대로 결실을 맺고 11월 초에 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훨씬 홀가분한 상태로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참, WBC대회의 배당금 분배를 놓고 한국야구위원회와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리하는 선수협회가 한창 시끄럽다는 얘길 들었어요. 저는 2만 1000달러를 받았는데 솔직히 약간 적다는 생각은 하지만 미국에 있는 선수가 한국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관련해서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더라고요. 시즌 앞두고 힘들게 운동했던 선수들 입장에선 배당금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 예상한 것보다 액수가 적으면 당연히 실망이 클 수밖에 없겠죠. 그래도 WBC에서의 맹활약 덕분에 한국의 프로야구가 더욱 인기를 얻고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하니까 섭섭함만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입니다. 내일은 낮 1시에 경기가 열리는 탓에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애리조나에 있는 둘째가 보고 싶어 잠이 안 오네요. 와이프가 휴대폰으로 보내준 사진을 보니까 어느새 부쩍 컸더라고요. 시즌이 끝나야 그 녀석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클랜드에서 추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