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아오키 8단. | ||
지난 제7회 때는 1승도 건지지 못했고, 이번에도 1번 주자 요시다 미키 8단(38)이 패퇴, 10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오키 8단은 1968년생. 1990년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여류명인전’에서 통산 10회를 우승하는 등 지금까지 줄곧 일본 여류 바둑 정상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다.
41세면 프로기사로서는 전성기를 한참 지난 나이지만, 올해도 ‘여류본인방’의 도전권을 차지해 현 타이틀 홀더인 방년 스무 살의 대만 출신 씨에이민 4단과 도전 7번기를 겨룬다.
1차전 전승의 기록을 놓치긴 했지만 왕천싱 2단은 22일 한국의 1번 주자 김윤영 초단(20), 23일 일본의 선발 요시다 미카 8단(38), 24일 한국의 2번 주자 윤지희 2단(21)을 연파, 처음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충분히 알렸다.
더구나 네 판 모두 공교롭게도 백을 들고 두었는데, 아오키 8단에게마저 이겼다면 그야말로 백번필승의 진기록도 세울 뻔했던 것.
랴오닝(遼寧)성 출신으로 1991년생, 18세의 꽃띠 소녀다. 2006년 입단하고 이듬해에는 전국 여자단체전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전국개인전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실력. 전투에 능하고 종반 마무리에 강하다는 평이다.
정관장배가 국가대항 단체전으로 바뀐 2004년 3회 대회 이후 중국은 해마다 새로운 얼굴, 새내기 초단을 등장시키면서 풍부한 인재풀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3, 4, 7회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3회 때는 예꾸이 초단(35·현 5단), 4회 때는 왕샹윈 초단(20·현 2단)이 각각 5연승을 올렸다.
7회 때는 1992년생 동갑내기 소녀 송용혜 초단(당시)이 6연승, 최다연승기록을 세우며 기염을 토했고 리허 2단(당시 초단)이 3연승으로 뒤를 받쳐 중국 팀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안겨 주었다.
재중동포 송 초단은 그 공로로 특별 승단, 초단에서 일약 5단으로 뛰어올랐다.
5, 6회는 우리 이민진 5단(25)을 위한 대회였다. 이 5단은 5회에서 막판 5연승, 6회에서 막판 3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견인하면서 대회 통산 8연승으로 ‘정관장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제 한국은 박지은 9단(26), 김혜민 5단(23), 박소현 2단(21)이, 일본은 우메자와 유카리 5단(36), 스즈키 아유미 4단(26), 무카이 치아키 3단(22)이, 그리고 중국은 예꾸이, 송용혜, 리허, 차오요우인 3단(22)이 남았는데, 역시 중국이 제일 젊다.
그리고 중국 선수들은 출전을 앞두고 남자 고수들과 연습 대국을 하며 지도를 받는다. 젊은 나이와 맹연습, 중국이 성적을 올리는 두 가지 요인이다.
일본은 나이가 좀 많다.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여자 쪽에서도 젊은 강자 발굴에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이번에 선수단 모두를 선발전을 통과한 기사로 구성했는데, 간판 스타의 하나인 조혜연 8단이 빠져 전력의 누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락한 김윤영, 윤지희나 남아 있는 박소현이나 다들 실력은 부족하지 않다고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세계대회는 이번이 데뷔 무대. 큰 무대 경험 부족이 약점이다. 박지은과 김혜민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루이나이웨이 9단(46)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다. 한국 팀으로 나갈지, 중국 팀으로 나갈지 애매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참가시키는 방법을 연구했으면 한다. 출전 선수 중에서는 현역 최고령이나 실력은 여전히 정상급이니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