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군 (주)군월드 대표
[대구=일요신문] 정리/김성영 기자= “시작은 언제나 오늘이다.”
엔지니어라는 탄탄대로를 마다한 후 가슴 속 아로새긴 말이다. 퇴사와 함께 벤처 창업을 준비 중인 필자에게 쏟아진 주변인의 우려는 응당 감내해야 할 몫이었다.
거창한 플랜 따위는 차치하고라도, 20대는 의지, 30대는 기지, 40대는 판단이 지배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당시 30대였던 필자에게 그날이 시작이었고 오늘이었으며, 번뜩이는 기지에 쉬 감당키 어려운 순간들이었다.
생각만 있고 실행치 못한 시간들. 더 이상의 시간 허비를 막기 위한 타개책이었다. 애초 설득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행동부터 하기로 한 것이다.
프레임부터 짰다. 엔지니어의 이력과 IT를 융합한 ‘건설IT‘. 생소했지만 배움의 자세로 엎드릴 각오가 있었다. 어차피 젊었다. 젊을 때 배우고 나이 들어 이해한다는 여유를 가져보기로 했다. 도전하니까 청춘이라 하지 않았던가.
번뜩이는 아이디어, 높은 이윤 추구. 통상 적용됨직한 사훈(社訓)은 배제했다.
‘상생과 협력, 그리고 나눔·봉사’ 눈앞에 보이는 이윤을 경계키로 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행하는 것이었다. 가족, 회사직원, 거래처 사람들, 더 나아가 지역민까지.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미흡하지만 지역 내 벤처기업으로의 입지가 점차 굳어가는 과정이다. 원동력을 묻는 주변인의 질문에 항시 ‘나눔’이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갸우뚱하는 상대방을 굳이 이해시킬 필요는 없다. 사실이니까.
기업 차원으로 매주 영위되는 봉사활동, 지역 대학과의 산·학 협력, 장학금 기부 등의 활동을 두고 혹자들은 ‘쇼맨쉽’이라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일일이 대응할 것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든다.
필자는 기업인이다. 이윤이 뒷받침돼야만 회사 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저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봉사가 순수할수록 되레 발달은 신속해 진다는 것. 보상을 바라지 않는 봉사야 말로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한 개의 촛불로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 법이다. 필자에게 나눔이란 ‘빼니깐 혹은 함께 하다 보니 더 해지는 것’이다. 그것이 필자가 추구하는 이윤창출의 방식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외근을 나가는 직원들을 상대로 택시 이용을 권장한다. 오후시간 손님이 없어 늘어서있는 저 택시들 중 우리 직원이 이용함에 따라 사납금 일부는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회사차는 있지만 되도록 택시를 권하는 이유다. 큰 명분이 아니다. 기름 값이나 택시요금이나 어차피 ‘도긴 개긴’ 아닌가.
상생이라 했고 협력하라 했다. 먼저 봉사 해보길 권한다. 하다보면 오롯이 보상받을 일이 생기더라. 우리 직원들이 필자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처럼. 벤처기업으로의 성장을 격려해주는 지역민들의 마음같이 말이다.
이동군 (주)군월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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