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리노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3000m계주 결승에서 진선유가 선두로 질주하는 모습.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이 금메달 효자 종목이 될 전망이다. | ||
한국에게는 2003년 유치과정에서 평창이 역전패해 더 잘 알려져 있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두 말이 필요 없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올림픽 챔피언 등극, ‘효자종목’ 쇼트트랙의 금맥캐기, 스피드스케이팅의 첫 금메달 도전, 스키점프와 강광배 등 연일 밴쿠버와 관련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관전 포인트도 있다. <일요신문>이 숨겨진 관심사를 살펴봤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3수 도전, 부산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 2022년 월드컵 개최 등 한국은 현재도 그렇고, 전통적으로 스포츠 빅이벤트 유치에 관심이 많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에 열리는 IOC 총회에서는 바로 제2회 유스올림픽 개최지를 최종 선정한다. 당초 중국의 난징, 폴란드의 포즈난, 멕시코의 과달라하라가 후보 도시였는데 지난 1월 투표 3주전에 과달라하라가 전격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14~18세 선수들이 출전하는 유스올림픽은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직접 제안해 창설됐다. 로게 위원장의 최대 야심작인 것이다. 지나치게 상업화된 성인올림픽을 보완하고, 올림픽을 유치하기 힘든 도시에게 IOC 종합대회 개최권을 준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개최비용도 3000만 달러로 상한선을 정했고, IOC가 자금을 지원한다. 종목은 올림픽과 같은 26개가 열리지만 청소년층이 좋아하는 3대3 길거리농구, 산악자전거와 BMX 등이 포함돼 있다. 하계는 오는 8월 싱가포르 대회가 첫 대회이고, 동계는 2012년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 개최된다.
유스올림픽은 지금은 시작이지만 이미 규모나 흥행면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능가하고 있고, 향후 하계의 경우 동계올림픽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세계 10대 스포츠강국인 한국도 조만간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난징과 포즈난의 경쟁이 치열한데, IOC 및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포즈난이 유리하다. 대한체육회의 백성일 국제협력본부장은 “변수가 많은 IOC 위원들의 투표로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쉽게 예상을 할 수는 없지만 최근 중국이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워낙 많은 국제 스포츠이벤트를 싹쓸이하고 있기에 난징보다는 포즈난이 앞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제1회 대회가 아시아인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점도 난징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22차 IOC 총회는 현지시간으로 2월 10, 11일 양일간 열리는데 제2회 유스올림픽 개최지 선정투표는 10일에 실시된다.
▲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 ||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단독 사면을 받았다. ‘재벌 특혜’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언론 및 체육계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건희 IOC 위원이 필요하다는 전방위 지원사격을 받았다. 2011년 7월 최종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평창 유치위원회는 이번 밴쿠버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펼 계획인데, 여기에 이건희 IOC 위원이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독일의 IOC 전문 뉴스레터지인 <슈포르트 인테른>은 2월 1일자 뉴스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다음주 초 IOC 윤리위원회가 열리는데 이건희 전 IOC 위원의 자격 회복과 관련한 결정문을 다룰 것이다. 나는 내용을 모르지만 자격회복이 될 것이고, 이는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밴쿠버올림픽 개막에 앞서 윤리위원회(7일), 집행위원회(9일)가 차례로 열린다.
또 삼성그룹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건희 전 회장은 이미 밴쿠버행 항공편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는 순간 IOC 위원 자격을 회복하고, 바로 IOC 총회(10, 11일)에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을 강력하게 촉구하기도 했던 대한체육회의 박용성 회장도 “이건희 전 회장이 IOC로부터 특별한 제재를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격을 포기했기 때문에 복직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계스포츠 최강국 경쟁
올림픽은 전통적으로 국가간 메달레이스가 치열하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개최국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 스포츠에서 G2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의 경우 사정이 좀 다르다. 미국(종합우승 1회)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독일, 러시아, 노르웨이 등이 정상을 다퉈왔다.
지난 20번의 동계올림픽에서 노르웨이와 러시아(구 소련 포함)는 나란히 7번씩 우승을 차지했다. 노르웨이는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초반(1, 2, 4~6, 10, 19회)에 우승이 집중돼 있는 반면 러시아(7~9, 11~13, 15회)는 노르웨이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강자로 등극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독일이 새로운 강자로 출현했다. 14회 때 구 동독이 우승한 것을 포함해 16, 18, 20회 때 징검다리 종합우승을 달성했다(총 4회). 밴쿠버에서도 디펜딩챔피언 독일에 전통의 강호 노르웨이와 러시아 그리고 홈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는 캐나다가 도전하는 양상이 예상된다.
참고로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쇼트트랙을 앞세워 아시아 최고의 성적을 내왔다. 금메달 17, 은 8, 동 6개로 일본(금9, 은10, 동12)과 중국(금4, 은16, 동13)을 제치고 동계올림픽 아시아최강국으로 등극했다. 물론 스피드스케이팅의 ‘은1, 동1’를 제외하면 모두 쇼트트랙에서 메달이 나왔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종목편중현상이 있지만 말이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에서 역대 최다인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톱10에 든 바 있다(톱10 횟수 한국-4, 일본-1, 중국-0). 한중일 아시아 3개국의 밴쿠버 메달레이스도 큰 관심거리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