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기자 = 포항 출신 경북도의원들의 역할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2명이 출마를 강행하면서 지역발전보다 감투욕심만 앞세워 개인위상만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는 7월 1일 새누리당 후보경선을 거쳐 4일 실시되는 경북도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부의장 출마를 선언한 포항지역 도의원은 3선의 장두욱 의원과 재선의 김희수 의원 2명이다.
도의회 전체적으로는 이들 두 의원을 포함해 재선 윤성규(경산) 의원, 3선의 고우현(문경), 김수용(영천) 의원 등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부의장에는 제1·2부의장 등 2명을 선출한다.
하지만 포항지역에서 두명의 도의원이 부의장 출마를 선언한데 대해 도의회 내부에서는 물론, 포항시민들 사이에서 시선이 곱지않다.
포항출신 도의원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총 9명이지만 우선 두명이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지역출신 도의원들의 표도 갈라질 수 밖에 없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포항에서 한 명이 나와도 당선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인데 두명이 출마함으로써 당혹스럽다. 경북 제1의 도시에서 부의장도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시민들이 상당수”라며 “지역화합과 발전보다는 개인적 감투욕심만 챙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이들 두 도의원의 지역구는 포항 북구로, 후보 단일화를 위한 조율도 안되고 있는 상태여서 이 지역구 김정재 국회의원의 역할론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경식 현 부의장은 최근 지역 도의원들과의 모임을 주선, 후보 단일화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두 도의원의 출마의지가 강해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제10대 전반기 경북도의회 의장단 구성 및 선거과정에서도 포항출신 도의원들은 사분오열식의 극심한 분열양상을 빚었다.
당초 3선의 장두욱 의원이 한때 의장 출마를 고려했지만 그는 3선의 장경식 의원이 부의장에, 재선인 김희수·이정호 의원이 모두 의회운영위원장을, 역시 재선인 한창화 의원이 농수산위원장 도전에 나서자 뜻을 접었다.
장 의원이 의장 도전을 포기한 것은 4선 중심으로 도의장이 선출돼 온 관례도 고려한 것이긴 하나 포항출신 도의원 모두가 제 밥그릇 찾기에만 골몰해 현실적인 적극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불가능했다는 판단도 한 몫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출신 도의원들의 지역 역할론에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연일 “인근 시·군과 동반성장을 하려면 포항이 맏형을 자처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과 달리 포항출신 경북도의원과 인접한 동남권 시·군 출신 도의원들간의 유기적인 협치노력은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경북도청의 안동 이전 이후 경북도정의 주요 현안마다 동남권은 북부권에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 이전지역으로 포항이 결정되긴 했지만 결정 전까지만 해도 경주시 등 동남권 시·군간의 유치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포항출신 도의원들의 역할론에 대한 비판여론도 만만찮았던 점이 그것이다.
포항시의회 한 의원은 “60명의 경북도의원이 23개 시·군 출신지역별로 각종 현안사업 등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수적으로도 최다지역인 포항출신 도의원들의 역할론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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