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 선수 | ||
“2년 동안 쉬었기 때문에 아무리 훈련을 많이 했다고 해도 실전 훈련에 들어가선 오버하기 마련이다. 병현이 성격상, 대충대충 훈련진 않는다. 실전을 앞두고 엄청난 준비를 했을 것이고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였을 거라고 본다.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길게 보고 천천히 조금씩 몸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박찬호는 김병현의 성격에 대해서 “나이를 먹으면 이젠 타협하는 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면서 “소신과 고집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필요한 걸 얻기 위해 적당히 손도 내밀고 내민 손도 잡아주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조언을 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을 덧붙였다.
“처음에 병현이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기뻤다. 시작이 어디든 간에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현실을 딛고 또 다른 목표를 세울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닌가. 나 또한 날고 기는 양키스 구단에 120만 달러 불펜 투수로 입단했다. 텍사스 시절 나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은 선수가 나보다 몇 단계 위에 있는 선수로 성장해서 다시 만났다. 그러나 난 야구를 하고 싶었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양키스에 입단했다. 명분보다 더 중요한 건 실리다. 병현이가 실리를 추구하는 선수였으면 좋겠다.”
두 사람의 사고가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 한 가지. 박찬호는 서울 강남에 빌딩을 건립하거나 휘트니스센터를 오픈하는 등 손 큰 재테크 수완을 발휘한다면 김병현은 강원도 경치 좋은 곳에 방 한두 개짜리 펜션을 지어서 가족들도 놀러가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인생이 어떤 색깔로 대비되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