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한현 씨, 장현명 교수, 송승우 박사(왼쪽부터). 사진=포스텍 제공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기자 = 강유전체는 외부의 전기장이 없어도 마치 건전지처럼 스스로 전기적 분극을 유지할 수 있고, 다강체는 이러한 강유전체로서의 특성과 자성(磁性)을 동시에 가져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응용이 기대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이 물질을 전자소자로 합성하기 위해서는 다강성이 나타날 수 있는 온도를 상온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신소재공학과 장현명 교수·송승우 박사·박사과정 한현씨 연구팀이 대표적인 철 산화물 LuFeO3의 박막을 증착, 상온에서 다강성을 나타나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다강체의 후보물질들 중 정육각형 기둥을 이루는 결정구조, 육방정계(hexagonal system) 산화물의 경우 상온에서 강유전체 특성이 나오지만 자기적 특성은 너무 낮은 온도에서 나온다는 문제가 있었다.
사각기둥의 사방정계(orthorhombic system) 물질의 경우 상온 이상에서 자기적 특성이 나오지만 전기적 특성은 너무 작아 전자소자로 응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두 성질이 동시에 드러날 수 있도록 육방정형과 사방정형 구조가 한꺼번에 공존할 수 있는 열역학적 근거를 발견, LuFeO3 박막을 증착하는 조건을 조절해 육방정형과 사방정형 박막을 동시에 성장시켰다.
또 이 박막에서 상온에서 소자로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의 전·자기적 분극을 측정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 2가지 결정들이 각자 사이에 나노구조를 형성하며 성정해 전자기적 짝이룸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앞으로 전원이 꺼져도 메모리가 날아가지 않는 비휘발성 자기메모리 개발에 응용할 수 있으며 차세대 소자로 주목을 모으는 스핀트로닉스 소자 중 물질 내부의 스핀방향을 조절해 전기적 저항을 조절할 수 있는 자기저항 센서를 개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의 제1저자인 송승우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아주 희귀하게 존재하는 상온 다강체를 두가지 결정형태의 박막을 동시에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간단히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물질이 소자로 활용가능한 수준의 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료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최신호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포스코의 그린사이언스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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