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제4회 세계한자학회(世界漢字學會, WACCS) 연례 국제학술대회가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부산 경성대학교(총장 송수건)에서 열려 성공인 행사로 마무리 됐다. <사진>
이번 회의는 세계문자학회 장커허(臧克和, 화동사범대학)의 ‘한자, 한자학, 한자학 학문체계’라는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하여 한자학의 학문분과 체계 확립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한자기록문헌의 정리와 연구 ▲한자사용 및 한자이체 유형 ▲한자 데이터베이스 심화 가공 연구 ▲한자 문화사 연구 ▲한자 인지와 교육 ▲한자문화권 한자연구 등 여섯 개의 주제로 81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연세대 이규갑(李圭甲, 한국 회장) 교수는 환영사에서 “한자학이 동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와 연대하여 나름의 학문체계와 방법을 갖춘 독립된 학문분과로 발전하고 이의 연구를 통해 한자문화권 문명의 본질이 보다 적극적으로 규명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조발제에서는 한자가 표의문자인지(臧克和 세계한자학회 회장), 서구의 주장처럼 독음을 담지 않은 문자는 있을 수 없으며, 한자도 예외일 수 없다는 주장이 보편적 주장인지(Edward L. Shaughnessy, 시카고 대학 종신교수)를 비롯해 한자학의 위상, 체계, 방법론 건립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한자의 본질적 속성에 대한 동서양의 극명한 차이가 21세기를 사는 지금에도 여전히 존재하여 이의 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보다 절실하게 제기되었다.
또한 허성도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보여준 과학적 지식과 방법론을 통한 동양 고전과 한자의 의미 해석 방식에 관한 연구 방법론은 인문학과 과학간의 융합적 측면에서 한자 연구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붐을 일으키며 연구되고 있는 전국시대 죽간이 상당 부분 위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대만 한자학회장 朱岐祥 교수)되어 앞으로 큰 논쟁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청화대학, 북경대학, 상해박물관, 복단대학, 안휘대학 등이 최근 대량의 전국시대 죽간들을 사들여 국가적 사업으로 해독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뒤에는 상당한 음모가 관여되었고, 그들에 의해 독점되는 학문 권력과 중국 본토의 폐쇄성 때문에 서로가 쉬쉬하면서 지나온 게 현실이라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세계한자학회는 세계 각국의 저명한 한자 학자들이 교류와 협력 연구를 위해 2012년에 설립한 민간 학술 비영리 세계조직으로 현재까지 15개국 25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자 문화권의 한자연구와 한자의 세계문명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사무국을 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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