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당장 여권의 정계개편이 코앞에 닥쳤다. 열린우리당은 2월에 열리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운명을 가른다. 한화갑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민주당도 정계개편에 한층 탄력을 받았다. 3~4월이면 고건 신당을 비롯 여권에서 논의되는 통합신당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한나라당 역시 6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예정돼 있다. 당내 유력주자 3인 외에 원희룡 의원도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나라당에서는 2~3명의 의원이 추가로 대선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물밑 세 다툼은 진작부터 달궈졌다. 이 모든 정치 일정이 12월 대통령 선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예정된 정치일정 외에도 판을 뒤흔들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여권의 단일화 성공여부, 한나라당의 경선 승복 여부, 일부에서 이야기되는 남북 정상회담이나 특정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 등이 그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복잡다단한 이 변수들을 정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국회 보좌진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먼저 ‘열린우리당의 운명’에 대해 물었다. ‘통합파가 신당을 창당하고 열린우리당 친노그룹이 남아 소수 여당화할 것이며 고건 및 민주당과의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45.8%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당을 해산한 후, 고건 및 민주당과 통합해 범여권 통합신당이 만들어 질 것’이 31.3%로 뒤를 이었다. ‘전당대회에서 당 사수 결정, 고건 미니신당 출현’ 의견이 7.3%, ‘고건 중심 신당에 우리당, 민주당 의원 개별합류’가 8.3%였다.
그러나 이런 여권 정계개편을 보는 시각은 소속 정달별로 차이가 있었다. 나름대로의 이해타산과 희망사항이 섞인 결과다. 열린우리당 보좌진들의 41.4%가 범여권 통합신당 출현을 전망했다. 이 같은 시각은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의 주장과 거의 흡사한 것으로 열린우리당 보좌진들이 여권의 정계개편을 가장 낙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나라당 보좌진들의 56.0%는 열린우리당이 통합파와 사수파로 분리되고 고건세력이나 민주당과의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답해 여권의 분열에 더 비중을 뒀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보좌진들도 85.7%가 여권이 분열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 승복’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보좌진들은 ‘반드시 승복’ 23.4%, ‘승복’ 36.5%, ‘승복하지 않음’ 32.3%, ‘절대 승복하지 않음’ 5.2%로 답했다. 59.9%는 승복할 것으로 내다봤고 37.5%는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 질문도 소속 정당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보좌진들의 대부분인 86.9%(‘반드시 승복’ 40.5%, ‘승복’ 46.4%)가 두 주자가 경선에 승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시 강력한 희망사항인 셈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보좌진의 58.9%(‘승복하지 않음’ 50.5%, ‘절대 승복하지 않음’ 8.4%)는 한나라당이 경선에 불복, 후보 단일화에 실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 보좌관은 “이 전 시장이나 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경선 결과에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분열 운운하는 것은 여권의 희망사항일 뿐”라고 못박았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한 보좌관은 “이 전 시장이 지금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권의 확실한 후보가 드러나고 지지율에 변동이 생기면 또 모를 일 아닌가. 아예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바로 본선에 출마할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범여권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여권이 정계개편과 오픈프라이머리 등을 거쳐 플레이오프식으로 대선후보를 단일화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높음’ 9.9%, ‘높음’ 48.2%, ‘보통’19.9%, ‘낮음’ 15.7%, ‘매우 낮음’ 6.3%의 결과가 나왔다. 보좌진의 58.1%가 여권이 지난 2002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단일화로 세몰이를 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보좌진의 74.5%(‘매우 높음’ 11.7% ‘높음’ 62.8%)가 그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나라당 보좌진도 45.2%(‘매우 높음’ 9.5%, ‘높음’ 35.7%)가 그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민주당 보좌진의 71.4%는 ‘낮음’이라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한 보좌관은 “지난 대선에서 그랬듯이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전국을 돌며 경선을 치르는 동안 경선 1위로 확정되는 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혹 여권의 주자들이 분열돼있다면 2002년 대선처럼 국민들로부터 단일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2007년 대선은 어떤 구도로 치러질까. 범여권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39.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6.0%는 ‘한나라당 주자 중 한 명이 독자 출마해 범여권 단일후보와 싸우는 3자구도’로 예상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분열하는 시나리오로 열린우리당 보좌진 40.0%가 답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보좌진 중 이런 시나리오에 동의한 사람은 8.3%에 불과했다. 반면 역으로 ‘한나라당 후보와 두 명의 여권 후보가 싸우는 3자구도’를 예상한 대답도 21.4%나 됐다. 이 시나리오는 여권이 분열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보좌진 중 33.3%가 동의했으나 열린우리당 보좌진은 9.5%에 그쳤다. 한편 한나라당도 분열하고 여권도 분열해 ‘한나라당 후보 2명과 여권 후보 2명의 4자구도’를 상정하는 대답도 12.0%에 달했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과거 대선은 YS, DJ 이회창이라는 상수가 있었다. 2007년 대선에는 상수가 없다. 분열은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최악의 경우 4자구도도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보좌진들은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 빅2의 독자 출마’를 가장 큰 변수로 보았다.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들의 15.5%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경선 불복, 독자 출마를 꼽았고 ‘부동산 폭등’ 15.0%, ‘남북정상회담’ 14.7%, ‘유력후보의 결정적 약점’ 11.3%, ‘제 3후보 등장’ 11.3% 등을 꼽았다. 이밖에도 ‘획기적 공약’ 7.3%, ‘대통령 하야’ 6.5%, ‘북핵사태’ 4.0%, ‘새로운 미디어 출현’ 1.1% 순으로 나타났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