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적으로는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옛 동물적 본성의 반향이라고 할까. 때마침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먹을 것도 풍부한 계절이니 자연의 조화는 오묘하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풍성하게 먹고 비축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모든 동물들은 식욕도 오르고 먹을 것도 풍요한 이 시기에 되도록 많이 먹고 몸안에 영양을 비축하여 겨울을 대비한다. 이래서 절로 천고마비가 된다.
사람은 이제 시간이나 계절의 변화에 별 구애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존재가 됐지만, 천성에 숨어있는 생리적 변화의 리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체로 이 천연의 리듬에 순응하면서 사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는 가장 바람직하다.
어두울 때 자고 해가 뜰 때 일어나고, 봄과 가을에 활동을 많이 하고 여름과 겨울은 활동량을 줄여야 무리가 오지 않는다. 하루의 날씨의 변화에 순응하고 일년의 계절 변화에 순응한다면 결코 건강이 흐트러질 염려는 없다.
오랫동안 우리 민족은 가난과 침탈에 시달려왔지만 지금은 먹을 걱정 입을 걱정 안하고 살게 됐으니 참 홍복이다.
옛말에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결실기에 많은 곡식과 과일을 거둘 수 있다면 생활이 풍족해지므로 절로 인심도 좋아지고, 이것이 부족해진다면 인심도 사나워짐을 이르는 말이다. 아무래도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 사람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는 법이니 이 말은 실로 합당하다.
수확철이 되면 추석이다 추수감사절이다 하여 거둔 양식으로 떡을 찌고 술을 빚어 잔치를 벌이는 각국의 전통도 말하자면 이런 풍요 속의 여유를 반영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의문스럽다. 이 말대로 한다면 지금 쌀이 남아돌아 정부가 농지의 휴경을 권고하는 지금 시대야말로 풍족해진 창고만큼이나 인심도 후하고 풍부해야 할 터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에 쫓기고 빈곤감에 허덕이며 분노와 적개심과 갈등이 사회를 뒤덮고 있는 것 같다.
가난에 쫓겨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마음이 각박해진 사람들이 정치적 사회적 충돌을 멈추질 않는다. 쌀독이 넘쳐나 농사를 줄여야 할 정도로 풍요로운 현실과, 그럼에도 너그러워지기는 커녕 점점 더 빈곤해져만 가는 세상 인심 사이에는 어떤 모순된 결합이 있는 것일까.
아무리 많은 것을 갖고도 충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풍요속의 빈곤을 낳은 결과가 아닐까. ‘품위 있는 부자’가 없는 게 지금 한국 사회의 병이라고들 한다. 옛 어른들은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이는 작은 의사요, 사회의 병을 고치는 이는 큰 의사(大醫)’라 했거니와 사회를 편안하게 만들 묘약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실로 안타까운 계절이다.
대화당한의원·한국 밝은성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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