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는 한 전문의. 통증은 우리 몸의 비상사태를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에 그냥 넘겨선 안된다고 한다. | ||
통증은 따끔따끔 가벼운 통증에서부터 관련 부위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통증까지 다양하며, 통증의 유형도 따끔거리는 것부터 찢어질 듯한 느낌, 눌리는 느낌, 찌르는 느낌, 뻐근한 느낌, 심하게 간지럽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통증, 꾸준히 지속되는 통증,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통증 등 다양하다.
통증은 원인과 유형에 따라 종류가 수백 가지로 나눠질 수 있지만, 생활인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은 어깨 허리 통증과 근막통 증후군, 긴장성 두통 등이 대표적이다.
통증이라는 신호가 나타나면 왜 아프게 되었는지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간혹 원인 질환 못지 않게 통증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만성질환이 되면 통증 자체를 치료대상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생긴다. 통증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통증클리닉도 점차 늘고 있다.
만약 맹장염이나 복막염, 협심증 등 빨리 치료해야 하는 병이 생겼는데도 통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통증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할 수가 있지만, 이같은 위급상황에서도 통증이라는 인체의 경고 신호가 있기 때문에 신속히 알아채고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다.
때문에 갑자기 통증이 찾아올 때는 이 신호가 어떤 위급상황을 알리는 것인가를 빨리 찾아내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장 아프다고 진통제부터 찾는 것은 원인질환을 판단하거나 위급상황을 알아채는 데 방해가 되므로 위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진통제를 먹어가며 통증을 참다보면 병을 키우기 쉬우므로 반드시 원인을 먼저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갑자기 찾아온 통증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 때는 당연히 원인이 되는 상처나 내상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통증 유발요인이 뚜렷이 확인되지 않거나, 쉽게 나을 수 없는 지병이 원인인 경우 통증은 만성화될 수 있다. 이때는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통증 자체가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없애는 치료를 해야 한다.
“통증 자체가 옷입기 걷기 같은 간단한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당연히 치료해야 한다. 또 통증이 불면증이나 심한 스트레스, 신경성 소화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동반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말한다.
▲긴장성 두통
두통 중에서도 고질적이고 잘 낫지 않는 긴장성 두통이 가장 흔하다. 만성 피로나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때 생기기 쉽다.
처음에는 머리 전체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앞 이마가 멍한 정도지만, 점점 한쪽 또는 양쪽 관자놀이가 욱신거린다. 심하면 뒷머리와 목이 뻣뻣하고 어깨까지 아프다.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에 더욱 심해지고 저녁에는 구역질, 구토가 날 정도로 더하다.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고 담배, 커피 등을 삼간다. 그래도 두통이 계속될 때는 통증클리닉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심하면 신경치료를 받을 수 있다.
▲경견완 장애
목과 어깨 부위에는 신경과 혈관, 근육, 인대, 연골 등 통증을 유발하기 쉬운 조직이 많이 모여 있다. 그런데 이런 조직은 대부분 스트레스나 가벼운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사무직 근로자가 잘 걸리는 근골격계 질환이 바로 어깨와 목 팔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견완 장애이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생기는 VDT증후군 중의 하나로 모니터와 눈높이가 맞지 않을 때 잘 발생한다.
목덜미가 뻐근하고 아프거나 앞 뒤 또는 옆으로 목을 움직이는 데 불편하다. 목에서 등줄기까지 뻐근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어깨가 무겁고 아파 팔을 움직이기도 힘들다. 머리를 앞쪽으로 구부리거나 턱을 괴는 자세, 키보드를 보려고 장기간 목을 구부리는 등 주로 잘못된 자세로 장기간 일을 할 때 많이 생긴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일하는 도중에도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근육이 약한 사람일수록 잘 생기는 통증이므로 평소 수영, 헬스 등으로 꾸준히 근육을 단련하면 도움이 된다. 집에서 팔굽혀펴기나 윗몸 일으키기 등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다.
특정 근육에 만성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 생기는 통증이다.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 나쁜 자세, 운동 중 근육 손상 등이 주 원인. 잠자는 자세가 나쁘거나 영양 결핍, 비타민 부족, 내분비 이상 등도 원인이 된다.
처음에는 목 어깨가 뻐근하게 느껴지고 일할 때만 아프다가 점차 쿡쿡 쑤시고 통증이 심해진다. 나중에는 쉬고 있어도 아프다. 귀에서 소리가 나면서 두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눈이 빠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눈이 심하게 흐릿해지는 경우도 있다.
통증을 유발하는 무리한 동작을 줄이고 바른 자세, 간단한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면 어느 정도 좋아진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통증 때문에 자세가 더 나빠지고, 이로 인해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 더 심해져 주위의 근육까지 뭉치는 악순환이 생긴다.
결국 척추 관절과 디스크에 부담을 주어 추간판탈출증이나 후관절 증후군, 오십견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통
10명 중 8명이 경험하는 통증이라고 할 정도로 흔한 것이 바로 요통이다. 통증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통증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실제 치료대상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허리가 아프면 흔히 디스크 질환(추간판탈출증)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숨어 있다. 증상만으로 원인을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디스크일 때는 허리를 구부릴 때마다 통증이 심하면서 양쪽 다리의 감각이 다르고, 발을 들거나 구부리기조차 힘들다. 허리디스크는 대부분 자세를 교정하고 허리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요법으로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최영태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