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원들 사드 문제, 25명 중 21명 반대항의 ‘성명’
‘배신 정치’ 막장 드라마 보는 듯
[경북=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성주사드배치저지 투쟁위원회는 지난 21일 2000여명의 군민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군민들의 결연한 의지를 국민들과 청와대, 정부, 국회에 전달했다. 평화를 사랑한다는 뜻의 나비모양의 파란색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이는 순수성을 보장받기 위해 어떤 외부세력의 개입도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으로 보인다.
이 항의 집회 이후 성주 투쟁위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반대 이유에 대해 정부의 신뢰성 있는 답변을 얻어, 다시 한번 냉정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성주 배치 사태를 보면서 한국의 안보와 국방정책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은 최근 몇 년째 탄도 미사일 13번에 30발을 쏟았고, 제4차 핵실험까지 단행했다.
우선 사드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진실을 밝히고 국민들, 특히 성주 군민의 설득과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성주 성산 포대는 성주읍과 1.5km, 원남면 1.5km, 대구 달성군 하빈면과 9.2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성주지역과 사정이 비슷한 거리에 있는 다른 미사일 포대의 X-밴드 레이더 1.5Km 지점에서 전자파가 인체보호 기준치 0.007% 미만 이라고 주장하고, 성주 지역 배치에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표를 한 바 있다. 괌 사드 포대 방문에 중앙언론 기자들만 참가시키고 성주주민 대표들과 지역 언론 기자들을 제외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정부의 졸속과 무능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정부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둘러 본 괌 사드 배치 지역도 2009년, 2011년, 2015년 환경 평가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검증이 끝나지 않아 ‘미정’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성주 군민과 TK 지역민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 하나씩 확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현지에 와서 설득하는 방법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이 지역에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럴리가 없지만 정부, 청와대, 일부 정치인들이 TK 지역을 중세 유럽 봉건사회에서 절대군주의 영지(領地)로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이 지역에 단 한 번의 설명도 설득도 없이 거의 일방적으로 밀어 부쳤다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김해공항은 신공항 입지에 맞지 않다고 확인해 놓고 밀양·가덕도를 제치고 무늬만 바꿔 김해신공항으로 포장했다. 또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K2·대구공항 이전을 보상 차원의 선물로 위장하고, 가장 예민한 안보 현안 중에 하나인 사드를 성주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4.13이후 TK 정치인의 속내가 드러나면서 ‘배신의 정치’에 찹착한 심정이다. 새누리당 TK의원들이 사드 문제와 관련 25명 중 21명이 반대항의 성명서를 낸 것은 ‘배신 정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진박, 친박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호위무사라 할 정도의 충성심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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