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은 더운 여름철 기온에 적응되어 있는 우리 몸이 에어컨 등으로 지나치게 시원한 실내에 오래 노출되면서 생기는 생리적 부조화가 원인이다.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낮은 곳에서는 열의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된다. 따라서 손발이나 얼굴이 잘 붓는다. 추위로 인해 빼앗기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 몸 안에서 계속 열을 내면 쉬 피로하고 권태감, 졸음을 느끼기 마련이다.
또한 실내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면 공기가 건조해져 인후염이 생기기도 쉽다. 공기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실내수분을 응결시켜 습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여름철 습도는 60~70% 정도지만 냉방장치를 한 시간 이상 가동하면 실내 습도가 30~40%로 낮아진다. 그래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냉방이 잘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냉방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냉방장치를 한 버스나 택시기사, 가정에서 오랫동안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는 주부, 수험생 등도 마찬가지다.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도 주의해야 한다.
열대야에는 에어컨을 켠 채 잠드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열대야라고 에어컨만 틀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한 다음 샤워를 해서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들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기가 부족하거나 음이 허한 상태에서 찬 기운, 바람에 손상될 때 냉방병이 오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체질에 따라 기를 돋우는 약재로 보강해주면 좋아진다. “소음인은 주로 인삼 황기 생강 파 마늘이 좋고, 태음인은 녹용 갈근 맥문동 오미자 등이 잘 맞는다. 체질적으로 냉방병이 잘 오지 않는 소양인은 걸리더라도 조금만 땀을 내거나 휴식을 취하면 잘 낫는다”는 것이 인천 중앙한방병원 강준권 원장의 설명이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이는 5~8℃ 내외로, 실내온도는 23~2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한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가능하면 냉방시간을 줄인다. 그것이 어려울 때는 소매가 긴 옷, 양말 등을 준비해 걸쳐 입는다. 근무 중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휴식시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고 바깥 공기를 쐬도록 한다. 더위로 입맛을 잃더라도 매끼 식사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야채를 충분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면 과로나 흡연, 음주는 피한다.
또 생리적인 부조화 외에 에어컨 속의 레지오넬라균으로 인한 감염도 냉방병의 원인이다. 적어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필터를 청소하는 게 좋다. 가정용보다는 대형건물의 에어컨으로부터의 감염 위험이 크다.
송은숙 건강 전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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