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결과 당 대표엔 추미애 후보가, 노인 최고위원엔 송현섭 후보가, 여성 최고위원엔 양향자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양 후보의 당선 결과가 발표 된 뒤 여기저기서 환호 소리가 멈추질 않았다. 청년 최고위원엔 김병관 후보가 당선됐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서로 악수를 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대 시작 전 당 대표 및 노인․여성․청년 최고위원 후보 측은 각각 부스를 마련해 대의원 1만 여 명(더민주 추산)에게 마지막으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열띤 선거전을 펼쳤다. 추미애 당 대표 후보 측은 행사장 앞에 ‘추다르크’ 입간판을 세웠다. 김병관 청년위원 후보 측 일부는 아이언맨, 토르 등 영화 ‘어벤져스’ 캐릭터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연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행사장에 입장하는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행사장 입구엔 세월호 유가족들이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힘을 보여주십시오’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서있기도 했다.
추매애 후보가 더민주 당 대표로 당선됐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날 전대엔 노타이에 푸른 셔츠를 입은 문재인 전 대표 또한 상임고문 자격으로 참석했다. 사회를 본 기동민 의원과 이재정 의원이 문 전 대표를 소개하자 환호성으로 가득 찼고 곳곳에선 “문재인”을 연호했다.
당 대표 후보 연설에 가장 먼저 나선 이종걸 후보는 쉰 목소리로 “친문주류가 최고위원을 싹쓸이한 건 단합이 아니라 획일화다”라며 더민주의 더 큰 단합을 위해 비주류인 자신을 뽑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결연한 표정의 김상곤 후보는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 김근태의 민주당은 없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연설을 하게 된 추미애 후보는 “21년 전인 95년 8월 27일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입당 원서를 쓴 날이 바로 오늘이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대선 승리로 갚겠다”며 울먹거렸다.
노인최고위원에 출마한 제정호 후보의 이색적인 연설도 주목을 끌었다. 제 후보는 단상에 올라 발표를 시작하기 전에 팔굽혀펴기 10여 차례 하면서 체력을 과시했다. 연설 도중엔 연설문이 뒤섞여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전국에서 방문한 대의원들은 조심스럽게 투표 결과를 예상했다. 대의원 박 아무개 씨(64)는 “자기 소신이 뚜렷한 추미애 후보도 물론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시대가 바뀌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젊은이들에게 참신함으로 어필할 수 있는 김상곤 후보가 당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의원 양 아무개 씨(62)는 “이종걸 후보 연설이 인상에 남았다. 공정하게 경선을 하려면 비노가 당선됐어야 했다. 김종인 의원과 김무성 의원 모두 세력을 합치려고 하는 판세에 친노 때문에 당이 깨지면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전대에 참석한 온라인 당원도 만날 수 있었다. 이 아무개 씨(20)는 “올해 입당했다.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아 성인이 되자마자 입당했다. 제가 원하는 후보가 당 대표가 돼 내년 대선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국민의당 분당 사태 때 더민주 기초가 많이 흔들렸다. 그 때부터 관심을 가져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아무개 씨(24)는 “더민주가 온라인 당원을 관리를 못 해서 온라인 당원들이 못 크고 있다. 아버지가 권리 당원인데 계속 당비가 나가고 있는 줄 알았으나 2개월 밖에 납부가 안 된 상태였다. 온라인 당원 관리가 체계적이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기동민 의원은 최근 이슈가 된 ‘누진세’ 얘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 여성․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들과 이재정 의원은 더민주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가 돋보인 부분이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