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전주대학교 캠퍼스에 명물이 생겼다.
전주대학교 학생들이 방학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재능기부한 작품이 새학기 캠퍼스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것이다.
전주대 학생회관 인근의 스타센터 1층 벽면에는 이달 들어 3m 크기의 흰색 날개가 새로 뻗쳤다. 학생이 가운데 서면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천사처럼 보이는 그림이다.
바로 옆에는 금방이라도 벽을 뚫고 튀어 나올듯한 오토바이 작품이 붙어 있다. 도서관 앞에는 사랑 고백장소로 안성맞춤인 큐피드의 화살과 장미꽃을 선물하는 고백존 그림도 들어섰다.
이들 그림은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3D화면과 진짜같은 착시현상으로 눈길을 모으는 트릭아트로 전주대 ‘페인터’가 만든 작품이다. 페인터는 디자인학부 학생 30여명으로 구성된 전북지역의 유일의 대학생 벽화동아리다.
학생들은 유난히 길고 뜨거웠던 7~8월 하루 5~6시간씩 땡볕과 싸우며 벽화를 그렸다. 수은주가 35~6도까지 치솟아 폭염경보까지 내린 상황에서도 긴 바지에 앞치마, 모자에 수건까지 걸치고 붓과 로울러를 들고 채색작업을 했다.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린 결과 밋밋하기만 하던 계단은 슈퍼스타의 탄생을 의미하는 레드카펫이 생겨나고 깜찍한 사랑 고백 코너와 추억의 테드리스 게임장으로 바뀌었다.
반향은 컸다. 이들 작품은 학생은 물론, 시민들까지 몰리는 명물이 되고 있다. 연인이나 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이 찾아 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금세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은 고백존은 학생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애용되고 있다.
학생 전진영(국어교육과 2년)씨는 “트릭아트 벽화 덕분에 캠퍼스가 한층 즐거운 분위기로 변했다”며 “친구들이 서로 먼저 사진을 찍겠다며 경쟁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회장 송선주(3학년)씨는 “찜통 속에서 20~30분 작업 하고 나면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만큼 힘들지만, 동료 학생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페인터는 외부 재능기부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와 손잡고 남부시장 등 재래시장의 주차장을 벽화로 단장해 줬다.
또 정읍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꾸며줬다. 전주 반월초등학교에는 담장에 어린이 놀이터 그림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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