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부]전설의시작(3세·수·6전1/0/0·손병철·김재섭:49 부:티즈원더풀,모:Time Is Tight)=인기 5위로 팔렸는데 추입작전으로 넉넉하게 1위를 했다. 브리즈업 과정 없이 개별구매로 구입한 마필이라 조금 늦게 뛸 것으로 마방에서도 예측을 했었는데 6전 만에 첫 입상이자 첫승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순발력은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지만 중반 이후 좋은 스피드와 탄력을 보이면서 추입마로서의 가능성은 보여 왔었다. 국내에선 어느 정도 검증된 티즈원더풀의 자마로 거리적성도 긴 편이다. 모마도 블랙타입 입상마를 배출한 바 있어 전설의시작의 활약은 이제부터가 아닌가 싶다. 스피드 지수와 능력점수를 보면 이번 경주에 한 단계 이상은 성장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외4군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1000미터 최단거리 경주만 피하면 다음 경주 때도 선전을 기대할 수 있겠다.
# [부]미즈마고(5세·암·27전3/9/8·이성기·토마스:105 부:Midnight Lute,모:Sixtyone Margaux)=마령 5세의 1군마를 새삼 소개하는 것은 과거의 능력을 완전히 되찾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암말이라서 그런지 좋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부담중량에 따라서 성적이 들쭉날쭉했었는데, 이번에 부중이 다시 내려가자 추입으로 여유승을 거뒀다. 이 말은 스피드보다는 끈기로 뛰는 유형이다. 당연히 부중에 더욱 민감하고 거리가 길수록 유리한데, 혈통적으로도 중장거리형에 가깝다. 조부인 리얼콰이어트(Real Quiet)가 2400미터까지 우승을 차지했던 말이고, 외조부인 코진(Cozzene)도 2200미터까지 입상을 했었다. 이 정도 거리는 우리나라에선 장거리로 분류된다. 참고로 부경은 2200, 서울은 2300미터가 최장거리 경주다.
이로 보아 미즈마고는 부중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중장거리 경주에 출전한다면 다음에도 입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부]래노에스터카도(3세·수·8전1/1/0·김광원·권승주:49 부:Awesome Of Course,모:D. D. Rocks)=경주마로서 좋은 체격과 이상적인 몸매를 가진 말인데 그동안은 5%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선행과 선입, 추입 등 다채로운 작전을 벌여왔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토시 기수가 조금 빠르게 몰아주면서 독려하자 평소보다 상당한 기록 단축을 했다. 딱 한 단계 정도 성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말은 부마인 오섬오브코스만 보면 단거리형으로 오판하기 쉽지만 부계와 모계 모두 장거리형에 가깝다. 외조부인 오섬어게인은 2400미터에서 무려 4승을 거둔 말이고 외조부인 트랙티컬어드밴티지(Tactical Advantage)도 풍부한 장거리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마방에서도 비슷한 판단을 내렸지만 이 말은 뛰는 스타일이나 혈통적으로 봐선 장거리에 진출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분석된다.
# [서]캐슬로열(2세·수·2전1/0/0·한일사료·김대근:32 부:채플로열,모:캐스케이드베이)=데뷔전에서 4위를 차지한 말인데 단승식이 1.8배, 연승식이 1.1배의 배당을 형성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끈 말이었다. 부담이 상당히 큰 경주였는데 이준철 기수가 코스 이점을 이용해 크게 무리하지 않는 상황에서 선행을 나섰고, 이후 2위마를 무려 13마신이나 따돌렸다.
부마는 아직 검증단계에 있는 씨수말 채플로열이다. 채플로열의 자마들은 20여 두가 경주에 출전했지만 아직 특출한 능력마는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에도 10여 두가 경주마로 등록돼 출전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씨암말과의 친화력이나 거리적 특성 등을 파악해두면 신마들의 잠재력 파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캐슬로열은 이번 경주에서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다음 경주에서 빠른 경주를 만나면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순발력이 폭발적으로 보이진 않았고, 막판에 기수가 여유를 보이긴 했지만 마필 자체는 최선을 다한 걸음으로 보여 당장의 판단으론 더 뛸 여지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뛴 만큼만 인정하자.
# [서]장산카우보이(3세·거·7전2/0/2·박수종·유재길:70 부:Cowboy Cal,모:Sammy Ammy)=경주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지만 배당판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고, 결과도 낙승이었다. 조금 늦게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페로비치 기수가 페이스를 잘 읽고 출발부터 선입권에 붙여놓고 따라가 결승선에서 많은 차이를 벌였다.
장산카우보이는 혈통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부마인 카우보이캘도 명문의 자손으로 그 자신도 중장거리에서 많을 활약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마가 국내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혈통이 아니다. 명마 알리다의 자손으로 그 자신은 현역시절 평범했지만 씨암말로선 진가를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자마들이 블랙타입 경주에서 우승을 포함, 입상을 여러 차례 했다. 좋은 활약을 했던 말들의 부계가 스톰캣 쪽임을 보면 장산카우보이와 혈통이 거의 비슷하다. 때문에 외2군에 진출했지만 단단한 걸음과 혈통적인 잠재력을 감안하면 장산카우보이는 더 뛰어줄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 [서]스모큰조(4세·거·14전3/1/1·고영욱·배휴준:71 부:Smoke Glacken,모:Miss Bobbie Quick)=스모큰조는 3군에 올라와선 늘 선행이 숙제였다. 따라가는 경주에서도 자기 걸음을 잘 발휘했지만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고, 선행을 나선 경주에서 우승을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직전에 비록 선행에 가까운 운영이긴 했지만 엄밀하게는 선입으로 2위를 하더니 이번엔 선행을 가다 앞선을 내주고 2선에 따라가다 도로 역전했다. 1200미터 단거리 경주라 큰 의미부여를 할 순 없겠지만 일단 따라가는 데 적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모큰조의 혈통적 거리적성은 결코 단거리형이라 할 수 없지만 스피드만큼은 빼어나다. 부마인 스모크글랙켄이 87년 미국 스프린터 챔피언을 지냈을 만큼 단거리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스모크글랙켄은 씨수말로 데뷔한 후에도 리딩사이어에서 10위권 안에 여러 번 오를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