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춘곤증도 병이 아닐까?’ 싶어 지나치게 걱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일 뿐 엄연히 병은 아니다. 봄이 되면 밤이 짧아져 수면시간이 모자라게 되는 데다 활동 시간과 영역은 오히려 넓어지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쉬이 피로하고 입맛이 깔깔해질 수밖에 없다.
보통 건강한 사람은 운동이나 식사, 휴식 등에 신경을 쓰면 춘곤증이 빠르면 1주 이내에 사라지고, 늦어도 3주 이내에 좋아진다. 때문에 춘곤증이 쉬 사라지지 않는다면 숨은 질환이 있는지 봐야 한다. 피로감이 3주 이상 오래 가거나 심한 데도 춘곤증이려니 하고 방치하다가는 자칫 병을 키울 수 있다.
1. 자고 일어나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춘곤증으로 고생하면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늦잠을 자다가는 하루의 생활리듬이 깨진다. 가능하면 매일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해서 일정한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면 시간은 특별히 질병이 없다면 하루 8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면 적당하다. 푹 자기 위해서는 자기 전에 심한 운동이나 흡연, 음주, 카페인음료 등을 삼가는 게 좋다.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어두워야 분비가 잘 되므로 잠을 청할 때는 반드시 불을 끈다.
2. 참을 수 없이 졸려도 낮잠은 10~20분만
낮에 참을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질 때는 10~20분 정도 짧게 낮잠을 잔다. 낮잠시간이 이보다 길어지면 밤에 숙면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되어 다시 낮잠을 자는 악순환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만약 밤에 충분히 자는 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낮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졸음이 너무 심하다면 ‘기면증’이라는 수면장애인지 봐야 한다. 깨어 있게 만드는 각성 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기는데, 업무나 운전 중에도 졸고 심지어 대화하는 도중에 잠에 빠져 들기도 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거의 불편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
3. 달리기 수영 에어로빅 운동으로 활력 충전
춘곤증을 다스리는 데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운동이다. 겨울 동안 굳어진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늘어나는 활동량에 대비하여 몸 상태를 적응시키는 데 목표를 둔다.
몸이 나른해서 좀 더 자고, 쉬고 싶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방법은 오히려 춘곤증을 가중시킨다. 봄에 오는 나른함과 피로는 호르몬, 신진대사 같은 생체리듬의 변화에서 오는 것이므로 몸을 적당히 움직일수록 활력이 생긴다.
처음부터 격렬한 운동을 해서 피로를 가중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동작이 완만하고 부드러운 운동을 선택하되, 신체를 되도록 많이 움직여 피부에서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좋은 운동은 달리기나 수영, 등산, 자전거,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이다. 한번에 30~60분 정도, 1주일에 3~5회 꾸준히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겨우내 쉬었다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특히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걷기를 5~10분 해주면 된다. 정리운동은 맥박이 정상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해주는 것이 좋다.
4. 스트레칭·체조·지압 집·회사에서 틈틈이
마음먹고 운동을 할 만한 시간과 장소가 적당치 않다면 스트레칭이나 체조, 지압 등을 틈틈이 하는 것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벼운 맨손체조라도 하고, 일하는 도중에도 2~3시간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한결 몸이 개운해진다. 자주 나타나는 춘곤증의 증상에 따라 집이나 회사에서 틈틈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두면 유용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스트레칭의 경우 뻐근한 곳을 찾아 몸을 천천히 움직여 주고, 지압도 손바닥과 주먹으로 가볍게 온몸을 두드려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나른하게 처질 때, 특히 식후에 노곤할 때 한번 해보면 좋다.
5. 잡곡밥과 신선 채소 부족한 영양 챙겨라
봄철에는 활발해지는 신진대사 속도와 보조를 맞춰 영양을 고루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허기가 져서 점심에 과식을 하기 쉽고, 과식을 하면 식곤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는 새콤한 맛을 내면 좋다. 신맛이 신진대사와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흔히 입맛을 잃었을 때 식초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밥은 흰쌀밥보다는 잡곡밥과 궁합이 잘 맞는다. 콩이나 팥, 조, 수수, 보리 등의 잡곡을 넣어 먹으면 흰쌀에 부족한 비타민 B1과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위의 소화능력이 저하되고 입맛도 떨어지게 된다.
신선한 채소, 과일을 통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데도 신경 쓴다.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 특히 비타민이 많이 소모되므로 봄철에는 비타민이 보약보다 낫다. 겨울에 비해 봄에는 3~10배나 많은 비타민이 필요해진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