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사단’ 누가 있나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금융계 인맥들은 이헌재 부총리의 이력과 함께 연을 맺었던 사람들이다. 즉 그의 이력을 쫓다 보면 오늘날 금융가와 관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물들이 줄줄이 엮여 나온다.

44년 상하이 출신인 그는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이어 68년 행정고시(6회)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69년 재무부 이재국 사무관으로 출발한 그는 금융정책과장 시절 당시 김용환 장관의 총애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74년 12월 31세의 나이로 그가 국내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재무부 이재국 금융정책과장이 됐을 때 휘하에 사무관들로 엄낙용씨(행시 8회, 전 산업은행 총재), 연원영씨(행시 12회, 현 자산관리공사 사장), 윤진식씨(행시 12회, 전 산자부 장관) 등이 있었다.

처음부터 관료로서의 출세길을 달리던 그는 79년 율산사태 때 율산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게 문제가 돼 김 장관과 함께 관료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81년 보스턴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82년 하버드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그의 경기고 선배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그를 (주)대우 상무로 영입해 기업인 생활을 시작했다. 85년 대우반도체 대표이사 전무를 끝으로 4년간의 대우 생활을 접은 그는 그해 국내 첫 신용평가회사인 한국신용평가(주)의 초대 사장으로 부임했다.

85년 당시 김만제 재무장관이 “국내에도 무디스나 S&P 같은 신용평가기관을 만들자”며 이 부총리에게 제의해 한국신용평가가 탄생한 것.

그렇게 그는 다시 금융가쪽으로 재입성했다.

이때 이 부총리와 연을 맺게 된 이가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과 서근우 현 금융연구원 책임연구원이다.

91년부터 5년간 증권감독원 산하 증권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하면서 반관반민 생활로 관가와의 인연을 되살렸다.

그러다 97년 금융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그 해 말 터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실무기획단장이 되면서 이헌재 시대를 열었다. 그가 실무기획단장이 된 데에는 그의 ‘사수’인 김용환 당시 비대위 위원장의 천거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후 98년 4월 초대 금감위원장에 오른 그는 2000년 1월엔 재경부 장관이 됐다.

69년 재무부 사무관으로 출발해 10년 만에 옷을 벗고 20여 년 간 외곽에서 돌다 재무부 사무관의 꿈이라는 수장 자리에 오른 것.

그는 금감위원장 시절 그가 재무부 금융정책과장이었을 때 사무관이었던 연원영씨와 김범석씨(현 동원투신운용 사장)에게 은행구조조정 실무를 맡겼고, 기업구조조정 실무를 민간인 영입 케이스로 불러들인 서근우씨(현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겸 하나은행 사외이사)와 이성규씨(현 국민은행 부행장), 오호근씨(현 라자드 아시아 한국대표, 당시 5대그룹 사업구조조정 추진위원장)에게, 또 서울법대 후배이기도 한 이우철 현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도 이 부총리의 신임을 받았다.

금감위 시절 이 부총리는 보험전문가인 김기홍 충북대 교수와 증권쪽에 밝은 강병호 한양대 교수를 각각 부원장보와 부원장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또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으로 증권감독원 출신인 김영재씨를 발탁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후 솔로몬금융그룹의 회장으로 나갔다가 이 부총리가 이헌재 펀드를 추진하자 솔로몬에서 나와 합류하기도 했다.

또 그가 금감위원장 시절인 99년엔 민간전문가 영입케이스로 외국계 은행에서 활동하던 이성남씨를 금감원 사상 첫 여성임원으로 발탁했다.

이씨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고교때부터 알던 막역한 사이이고, 정 총장과 잘 아는 사이인 이 부총리와도 이씨가 사석에서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워지게 됐고 이 부총리에게 민간인 전문가로 이씨를 추천한 것도 정 총장으로 전해진다.

최근에 맺어진 인맥으론 지난 98년 삼성화재 강북본부장에서 부실화된 서울보증보험의 사장으로 투입됐던 박해춘 LG카드 사장을 꼽을 수 있다. 이 부총리에 의해 발탁돼 구원투수로 투입된 그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이 부총리의 롤백과 함께 이번엔 카드 부실로 경영난에 빠진 LG카드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또 지난해 이헌재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 같이 움직였던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도 이 부총리가 능력을 크게 사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발탁한 케이스다.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된 이성남 전 국민은행 감사와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도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된다.

이 위원은 금감원 시절 이 부총리에 의해 발탁되기도 했지만 국민은행 감사로 받는 연봉의 3분의 1만 받는 ‘불이익’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직을 받아들였다.

이 전 행장도 이 부총리가 재경부 장관이던 시절 대투 사장과 한빛은행장(현 우리은행)을 지낸 경력이 있다. 그가 이 부총리와 본격적인 연을 맺은 것은 지난 98년 금융발전심의회 은행분과위원을 맡으면서부터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개인적으로 이헌재 부총리와 가까운 인물로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심재륜 전 대검중수부장, 오호수 한국증권업협회 고문 등을 꼽을 수 있다.

심 전 부장은 술친구로, 오 고문은 동갑내기로 친구처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고문은 LG투자증권 사장 출신으로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오 고문이 이 부총리에게 소개해줬다는 얘기가 있다.

정기홍 서울보증보험 사장도 이 부총리가 지난 98년 금감위원장 시절 인연을 맺은 사람. 한국은행 출신인 그는 금감위 통합기획실장으로 이 부총리의 인정을 받았다. 또 최범수 국민은행 크레딧뷰로 설립추진위원장도 이 부총리가 금감위원장 시절 금감위 자문관으로 활동하는 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이 금감위원장의 기자회견문이나 각종 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등 측근으로 활동했었다. 김석동 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이 부총리의 금감위 시절 금감위 감독정책1국 과장, 국장을 지내면서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실무작업을 진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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