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여 년 120여 점의 작품 전시, 전시작 계명대 기증키로
이재길 계명대 교수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우리나라 누드사진가 1세대 계명대 이재길(64) 교수가 ‘정년회고전’을 갖는다.
오는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계명대 대명캠퍼스 극재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회고전은 이 교수의 50여년 작품 활동을 되돌아보는 대표작과 첫 공개되는 작품 등 12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회 포스터 계명대 제공
이 교수는 중학교 3학년 때 대구 사진계 원로인 안월산 작가에게 사진을 배우기 시작해 1969년 대구공화회관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첫 개인전을 열며 사진계에 입문했다.
1985년 서울 일본문화센터에서 ‘빛과 여인들’이란 주제로 첫 누드 사진전을 가지고, 이후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35회에 걸쳐 개인전을 개최하며 누드사진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80년대 이후 발표한 <Woman&Man>, <환>, <몽>시리즈는 우리나라 여성의 고유한 정서와 아름다움을 에로티시즘과 누드로 표현해 국내·외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다.
<환> 1986 作
그의 누드사진은 국내 처음으로 예술작품 저작권 초상권에 관한 법적 효력의 효시가 되기도 했다.
1993년 40대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에 머부르며, <American Myth>, <Attraction>, <Cityscape>, <NY, Colorville> 등 시리즈를 발표, 뉴욕 거리를 사진에 담아내기도 했다.
김승곤 사진평론가는 “이재길 교수의 뉴욕 사진들은 기존 여성을 주제로 한 사진이 아닌 건물을 주제로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화려한 뉴욕의 도시보다는 외롭게 홀로 떠난 우수에 젖은 나그네의 시선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뉴욕 도시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재길 교수는 “사진가의 현실은 앵글 속에 있다”며, “앵글을 떠나 육안으로 확인되는 사물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누드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은 “카메라 앵글 속으로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은 신선하고 신비로운 세계로 떠나는 여행과도 같다”며, “그 여행은 남성적 욕구를 해결하는 차원보다 훨씬 강도 높은 창작의 기쁨을 준다”고 말했다.
1999년 계명대 사진미디어전공 교수로 임명된 이 교수는 60여 회 이상 개인·단체 전시회를 가지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또, 2001년 세계 유교문화축제 전시 영상자문위원, 문화관광부 한복 CI 영상물 제작 자문위원, 2002년 한국광고대회 유공 광고인 국무총리 포상, 2005년 경주세계엑스포 자문위원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전시회 첫날인 25일에는 작품집 출간 기념회도 가진다. 그의 회고작품집은 내년 2월 퇴임을 앞두고 20여 년간 교육자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과 사진가로서 현장에서 촬영한 작품들을 담고 있다.
전시회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에는 휴관한다. 이 교수는 전시회가 끝난 뒤 모든 전시 작품들을 계명대에 기증한다.
cuesign@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