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수꾼’인가 ‘파괴자’인가
그런데 그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야심차게 추진하려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은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그는 전 국토를 순례하며 한반도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을 수필 두 권을 통해 노래했다. 그리고 자전거 타기 운동 등을 통해 환경보존의 가치를 누구보다 열심히 전파하고 다녔다. 그런 그가 “전 국토를 운하 건설이라는 명분으로 칼을 긋겠다는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어떻게 설명할까. 그는 이에 대해 “‘어느 것이 더 환경 친화적이냐’인데 수로 쪽이 자연이 만든 길이기 때문에 인간이 만든 도로 철도보다 훨씬 더 환경 친화적이다. 그리고 운하는 환경을 경우에 따라 살려내는 사업이라고 믿는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런 대답에 대해 지리학회조차도 “지리학자 출신이 말했다고 보기에 당혹스러울 정도로 어불성설이다”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급기야 지난 1월 말 유 내정자의 모교인 서울대에서는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을 추진하는 100여 명의 교수들이 토론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임에 참석한 교수들은 운하사업이 환경 파괴적이며, 홍수에 노출되는 위험은 증가할 것이며, 경제성이 없다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여기저기에서 그를 두고 “학문적 소신을 저버리고 권력 앞에 줄을 서보겠다는 사람” “곡학아세의 전형” “권력을 얻고자 영혼을 팔았다”라는 등의 거센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유 내정자는 평소 국토순례를 하면서 “나는 지리학자이기에 앞서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에 살면서, 또 이 땅을 연구하다 이 땅에 묻힐 사람이기에 국토란 무엇인가,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은 유 내정자의 이런 ‘소신’이 앞으로 한반도 대운하가 실제로 건설되는 경우에도 파괴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것 같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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